<font color=red>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들...

by jskimvv@gmail.com posted Jun 2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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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들...             청초 이용분

   

우리 아파트 현관입구 문은 방범(防犯)을 위해 키를 센서에 대야만 열리게 되어 있다. 아이들이나 젊은이들은 귀찮은 키 대신 손가락으로 '톡톡톡' 자기 집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문이 곧장 열린다. 그렇게 하면 일정한 전화비가 공동관리비에서 빠져 나간다 한다. 그 돈을 아껴 주기 위해 우리는 센서 키만을 고집하다 보니 외출에서 집에 들어 올 때 마다 현관문입구에 서서 항상 키를 찾느라 가방을 뒤지기 일 수다. 어느 순간 문이 스르르 제절로 열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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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쇠를 찾느라 애를 쓰는 광경을 수위실 창문에서 내다 본 조금 뚱뚱하고 늙스그레 한 경비 아저씨가 매번 리모콘으로 문을 열어준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나는 수위실 쪽을 향해 몇 번인가를 머리를 조아려 고마운 마음을 표한다. 평소 어쩌다 다니러 오는 우리 아이들까지도 경비아저씨와 각별하게 인사를 나누워서 받는 특별한 대우인 것 같다. 오고 가는 따뜻한 인정에 얼마나 세상살이가 수월 해 지는지...

     

    세상인심이 하 사나우니 요즘처럼 두꺼운 유리문에 자기만 나가면 뒷사람이야 어떻든 간에 문을 놓아 버리는 세상이다. 오다가다 뒷사람을 배려하여 문이라도 지긋하게 잡아주는 젊은이를 만나면 얼마나 마음이 따뜻해지는지...

     

    오늘 아침 여의도 성모병원 안과에 가는 길 지하철에서 본 광경이다. 어느 나이가 많은 여자 어르신이 요즘 보기 드문 무거운 가죽 서류가방을 들고 타더니 맞은 편 자리에 앉았다.

    무엇을 배우러 다니는 분인지 교과서 같은 책을 꺼내다가 책갈피에서 프린트 물 두 장이 지하철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순간 옆에 서 있던 키가 헌칠한 젊은이가 허리를 굽혀 그 종이를 주워 그 어르신에게 공손히 건네주는 것이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얼마나 아름다운 그림인가...

     

    남편과 함께 안과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다. 3호선에서 분당 선으로 갈아타려고 발길을 옮기는 순간 분당선이 들어온다. 모두들 뛴다. 우리도 덩달아 뛰었다. 모든 사람들은 헐레벌떡 겨우 올라탔다. 나도 겨우 탔는데 아뿔싸 한발 늦은 남편이 미쳐 못 탔는데 지하철 문은 겹겹이 닫혔다.

     

    순간 어쩌지??? 이런 땐 어떻게 하지... 왕년의 단거리 육상선수였던 그가 타지 못한 것이다. 아무리 큰소리로 말을 해도 문이 닫혀 프레트 홈에 남은 남편이 알아들을 수 없을 것이다. 손짓 발짓으로 다음 역 같은 자리에 내려 기다리겠노라고 신호를 보냈다. 그도 알았다고 끄덕여 보였다.

    '난리가 나 이렇게 가족들과 헤어진다면 정말 큰일이겠구나...'

    잠간 사이에 온갖 상념이 떠올랐다.

     

    그 찰라 생각지도 않았는데 '스르륵' 지하철 문이 열리는 게 아닌가.

    '으째 세상에 이런 일이...!'

     

    뛰어 온 사람들이 모두 타고 텅 빈 프렛트 홈에 남편만이 당구머니 남았던가 보다.

    그 광경을 본 지하철 운전기사가 안타까워하는 양을 보니 아무래도 이산가족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든 모양이다. 순간 얼마나 고마운 마음이 드는지...

    아마도 그 지하철 기사의 마음속에도 나와 똑 같이 따뜻한 기류가 흐르지 않았을까.

     

    분당에 내렸다. 지상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야 되는 데 마침 몇 사람만이 타고 있다. 올라가기 전 빨리 가서 타야 된다. 느릿하게 닫히던 그 문이 요즘 따라 빨리 닫히도록 조절을 한 모양이다.나는 탔는데 한 발자국 더딘 남편이 또 타지 못 했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닫혀 버린다.

     

    내가 얼른 정지 버턴을 누르면 되겠지만 기왕에 타고 있는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게 되니 주저하는 사이 엘리베이터가 움직인다. 그때 함께 탄 어떤 오십대 남자가

    아까도 그러시더니 또 떨어지셨네요. 앞으로는 두 분 손을 꼭 붙잡고 다니세요.^^ 하는 게 아닌가...

     

    저녁에 전화로 지하철에서 낮에 겪은 이야기를 딸에게 하였다.

    엄마, 아빠는 심장수술을 하여서 빨리 뛰시면 안 되잖아하는 게 아닌가.

    맞다. 그래서 빨리 뛰지를 못하셨구나. ! 나의 불찰!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잘 보살핀다는 내가 큰 잘못을 했구나.'

    어떤 경우든 그럴만한 사연이 있게 마련. 사람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항상 조심을 해야 될 일이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였다.

     

    201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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