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찬란한 가을이 가기 전에

by 김 혁 posted Nov 0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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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
이 찬란한 가을이 가기 전에


지금쯤,
전화가 걸려오면 좋겠네요 
 
 
 
 
그리워하는 사람이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더라도 잊지 않고 있다는 말이라도 한번 들려 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편지를 한 통 받으면 좋겠네요.

편지 같은 건 상상도 못하는 친구로부터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 담긴 
편지를 받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누군가가 나에게 보내는 선물을 고르고 있으면 좋겠네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예쁘게 포장하고 내 주소를 적은 뒤 우체국으로 달려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라디오에서 나오면 좋겠네요. 
 
 
귀에 익은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와 나를 달콤한 추억의 한 순간으로 데려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누군가가 내 생각만 하고 있으면 좋겠네요.
 
 
나의 좋은 점, 나의 멋있는 모습만 마음에 그리면서 내 이름을 부르고 있으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
가을이 내 고향 들녘을 지나가면 좋겠네요.
 
 
 
이렇게 맑은 가을 햇살이 내 고향 들판에 쏟아질 때 모든 곡식들이 알알이 익어가면 참 좋겠네요.
 
 
'지금쯤'하고 기다리지만
 
 
아무것도 찾아오지 않네요. 이제는 내가 나서야겠네요.
 
 
내가 먼저 전화하고... 편지 보내고...
 
 
 
선물을 준비하고... 음악을 띄워야겠네요.  
그러면 누군가가 좋아하겠지요.
 
 
 
나도 좋아지겠지요. 이 찬란한 가을이 가기 전에.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