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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으로 부치는 가을 편지 / 雪花 박현희

    아마 내가 당신을 만난 건

    단풍잎이 빨갛게 물들던
    늦가을 어느 날이었던가요

    지난밤 내린 소슬한 가을비에
    촉촉이 젖은 채 길바닥에 떨어져
    나뒹구는 겹겹이 쌓인 단풍잎이 하도
    고와 빨간 단풍잎 한 장을 주워
    책갈피에 끼워 고이 접어 두었지요

    곱디고운 단풍잎에
    그리움 싣고 당신이 내게
    오시려고 그날따라 붉게 물든
    단풍잎이 그리도 고왔나 봅니다

    내 안에 당신을 담은
    가을은 해가 바뀌고 철이
    바뀌어 또 이렇게 같은 계절을
    몇 번이나 되풀이해 맞이하는군요

    숱한 세월뒤로 한 지금에도
    여전히 하얀 그리움으로 자리한
    당신에게 이 가을 어느 하늘 아래에서

    나처럼 살아갈 당신의 행복을 빌며
    내게 남은 마지막 사랑을 실어
    그리움으로 부치는 가을편지를 띄워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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