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흐르는 강 / 김경훈
조용히 흐르고 싶다
지나온 길은 막힘도 있고
급하게 꺽인 흔적도 있지만
이제는 조용히 흘러가는
세월의 강으로 흐르고 싶다
사연없는 편지가
왜 없으며 눈물없는
사랑이 어디 있으며 아픔없는
삶의 어느 순간은 왜 없을까
산다는 것이 지나간
것들을 버리는 것이
아니고 어느 날의 만들어진
내 몸의 흉터처럼
지울 수 없는 기억으로
껴안고 가야하는 것을
세월이라는
길고도 깊은 강가에
서면 알게 되는 것
그리움으로
외로워하고 사랑으로
아파하는 그 모든 것들도
어쩌면 살아가며
느끼는 고요한 상처일지도
마음에 이는 작은 바람이
큰 바람이 되지 않도록
슬픔이 아픔을 만나 배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물길을
만들어 큰 바다로 가는 강물처럼
오늘을 조용히
흐르고 흘러 인생의
강 끝에 웃으며 도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