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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모두 이웃에게 조금만 더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청초 이용분 **

 

어제는 우리 아파트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는 날이다. 어느 주간에는 버릴 게 많지만 매주 버리니 어떤 때에는 별로 버릴게 없다. 아무리 조금일지라도 버릴 것은 버려야만 마음이 개운하다. 이번 주 우리 집에는 별로 버릴게 적어서 짐이 가볍다.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사람들이 손마다 제가끔 분리수거 짐을 잔뜩 들고 있다. 추석 무렵이라 특히 제가끔 버릴 종류도 다양하다. 뉘집 아들인지 쓰레기를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서 있는 청년이 보인다.

"마치 큰 상을 받는 듯 보이 네요^^." 그랬더니 그 의 어머닌 듯 한 이가

"지금 벌을 서는 중이에요.^^ "한다. 보는 시각에 따라 제가끔 해석이 다르다. 이십년이 넘게 이곳에 살다 보니 어린이가 소년이 되고 소년이 청년이 되어 자세히 보면 아는 얼굴인데도 못 알아보는 수가 더러  있다. 모두 한 아파트 같은 동에 사는 주민이 함께 탔는데 서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인 양 멀뚱멀뚱 어색하기 이를 데 없기에 던진 말이다.

 

그때 중간층에서 어떤 젊은 아주머니가 쓰레기를 한 아름 안고 탄다. 그런데 탄 후에 보니 그가 탄 층 바닥에 볼 박스가 몇 개인가 쌓인 채 그냥 놓여 있다.

“저건 누구네 쓰레기에요?” “제 꺼 에요“ 한다.“ 그럼 어서 함께 실어요” 내가 말했다.

“아니에요. 다시 올라 오면되어요” 엘리베이터는 그냥 내려간다.‘ 그걸 함께 가지고 지상에 내려놓았다면 다시 올라오는 수고에 에레베이터 전기료와 시간도 절약 될 터인데 왜 그러지...?

’요즘은 셈이 너무나 정확해서 절대 남의 신세를 지지 않겠다는 생각들이겠지...'

그러나 어쩐지 세상살이가 너무나 박절하다.

 

예전에는 동네 어귀에 누군가가 무거운 짐을 들거나 머리에 이고 오는 데 보아 하니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쫓아가서 그 짐을 나누어 들어다 대문 앞에 놓아 주곤 하였다. 나는 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 십여 년간 앞뒷집으로 이웃하여 살던 옛 친구가 있었다. 저녁 때면 늘 그 친구와 함께 시장을 보러 가곤하였다. 그 친구는 만혼을 하여 아이가 둘인데 아직 어린 탓에 먹 거리를 사면은 짐이 늘 간단하였다. 그에 비해 아이들이 다 커서 먹 세가 한참 드세던 나의 먹거리 짐을 거들어 항상 함께들어다 주곤 하였다. 몇 십 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 지지 않아 이따금씩 그 고마움이 생각이 나곤 한다.

 

사람이 물질로도 선행을 베풀지만 평소 이렇게 작은 실천으로 도움을 주는 일도 사람 사이의 마음을 얼마나 따뜻하게 해 주는지 ...

그러나 단군 이래 우리가 제일 풍요롭게 사는 시대에 살게 되었다는 데 세상 인심은 너무나각박하게 급변 해 버렸다.

주변이야 어떻든 전혀 의식하지 않고 제 편리한 대로 마구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렇게 조금도 다른 사람에게 폐를 안 끼치려고 아주 몸을 사리는 사람...

반대급부로 남에 대한 관심을 끄고 오불관 오직 제 홀로 오롯한 사람 등 이렇게 다양한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공존한다.

 

좋은 예가 요즘 지하철 풍경이다. 편하게 앉아서 가는 사람이 바로 앞에 서서 짐을 들고 힘들게 보이는 사람의 짐을 대신 들어 무릎에 놓고 가 주려는 사람도 없고 그를 기대하는 사람도 이제는 없다. 누구나 정상적인 안목을 갖춘 사람이면 해를 주려는 사람과 선행을 베풀려는 사람의 차이는 알아 볼 수 있다.  오롯이 너무 자기 자신만을 도사리지 말고 예전 인심 모양 서로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나누며 서로 기대어 살 수 있었던 넉넉한 옛날 풍조가 다시 되 돌아 올수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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