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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3 06:34

수필) 초 가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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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가 을                    청초 이용분

 

빨래를 널려고 앞 뜰에 나가니

온 마당 가득히 온통 풀 벌래 소리로 가득하다.
날씨가 늦게까지 무더운 탓일까.

올해에는 벌래 들이 새끼를 아주 많이 퍼트린 結果인 것 같다 .

늦게까지 비가 오거나 일찍 서늘해진 해에는 이들도 시원찮다.


關心 있게 듣고 보니 長短도 다르고 높 낮이도 다르다 .
찌리 찌리, 짹짹, 길게 우는놈, 짧게 잠깐 베이스만 넣는 놈

아주 구슬프게 우는놈

아무튼 人間이 하는 어떤 樂器와 머리로는

도저히 흉내내기 힘든 
그들만의 아름다운 오케스트라이다. 
                          * * *
나는 들꽃을 좋아한다.

특히 가을의 들꽃.

모양이나 크기 색깔은 제멋대로이지만
소박하고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그들은 자연스럽고 지나치지 않다. 
이도 사람이 흉내내지 못할 영역이다. 
                          * * *
사람들은 옛것을 그리워한다.
어쩌다 차를 타고 한참 나간

郊外의 鄕土飮食店에서

우리가 잃어버린것들...
가난의 상징 같아서 보기싫고 싫증나서 마구 버린 옛것들...


오래된 家具 단지 베 짜는 북 실잣는 물래

農器具등이

고스란히 그곳에 몽땅 모여있어 깜짝 놀래키고

금새 눈에 익어서

또 다시 사랑을 받는다.
그 또한 自然스럽고 오래 입은 편한 옷처럼

금새 마음에 親近해진다. 
                            * * *                          
너무나도 빨리 變하는 世態와 環境 속에 지친 우리는,

한 손으로는 장난치면서
어머니와 눈 맞추며

젖을 먹었던 어린 아기 시절

잊어버린 그 옛날을 그리워 하는 마음이
가슴 속 깊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 * *

아무튼 벌래들의 울음소리 가득한

초가을 庭園도

丹楓 못지 않게 너무나 華麗하다.

여러분도 들판에 나가서라도 귀 기울여 보시라.
이 가을이 떠나기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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