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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새 나도 남의 덕을 ...    청초  이용분

분당선의 시발점인 선능 보다 내가 갈아타는 도곡역이 몇 정거장 뒤여서 언제나 종점에서 타고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오늘도 허겁지겁 사람과 사람 사이 빈 자리에 끼어서 겨우 한 자리를 잡고 앉았다.

화재 시에 대비해서 불연재를 썼는지 이 칸은 딱딱한 맨 스테인레스 좌석이다여름날 어떤 때는 지나치게 에어콘을 틀어 감기가 들 정도로 춥게도 하더니...
오늘은 한 겨울인데 날씨가 푹하기에 좀 짧은 코트를 입었던 나는 난방이 안 된 맨 스테인리스판 좌석이 서늘하다 못해 살이 에인다어떤 차는 마치 따뜻한 아래 목처럼 따뜻하게 된 차도 있더구만서도...!! 

   몇 정거장을 가다 보니 찬 기운이 겨우 갈아 앉나 보다 하는데 옆에 앉은 사람이 내릴려는 지 일어서는데 갑자기 앉은자리 한쪽이 다시금 서늘 해 지는 느낌을 받는데 보니...
앗차 !! 내가 그 사람의 폭이 넓직한 검은 오바의 한 자락을 조금이지만 턱 깔고 앉아 있었던 걸 깨달았다.
내리려고 문 앞에 가 서서 있던 그 사람과 나의 시선이 무의식 중에 우연히 마주쳤다그는 인격을 갖춘듯하게 보이는 아주 중후한 인상의 신사이다.

나는 미안함으로 해서... !

그 사람은 괜찮다는 듯이 아주 엷은 미소로.

에그참으로 이렇게 무안하기도 드물다보통 내가 참 조심을 많이 하는 편인데...  
세상 인심이 하도 각박하여 이제 조그마한 피해나 손해도 안 보려고 톡톡 튕기고 터는 요즈음 같은 세상에 아직도 이와 같이 뭉긋한 인심이 남아 있다니...

따뜻한 이 세상....
나도 알게 모르게 이와 같이 다른 사람의 따뜻한 배려를 받고 사는 구나!

이 세상살이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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