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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 앞에서 / 혜천 김기상 - 회자정리(會者定離) 생자필멸(生者必滅)입니다. 삶과 죽음은 하나로 이어진 영혼(靈魂)의 아름다운 여정(旅程)입니다. 이승은 영혼이 육신의 옷을 입고 잠시 행하는 나들이라면 저승은 육신의 옷을 벗어버리고 영혼 단독으로 벌이는 영원(永遠)을 향한 여정일 뿐입니다. 저승은 언젠가는 누구나 가야만 하는 창조주 하느님께서 주관하시는 필연(必然)의 세계이니 노심초사(勞心焦思)한다고 될 일은 아닙니다. 죽음이 전혀 없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입니다 병들고 늙어빠져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나이쟁이들로 득실대는 아비규환(阿鼻叫喚)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죽음은 새로운 인생의 대지(大地)를 일구기 위해서라도 꼭 있어주어야만 하는 더없이 값진 정지작업(整地作業)입니다 깊이 성찰하고 묵상해 보면 볼수록 죽음은 아쉽지만 억울할 것 없는 일 고통 대신 편안함일 수도 있는 일 슬프지만 감사한 일 두렵지만 설레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망자(亡者)의 영원한 안식(安息)을 위한 기도만이 살아있는 자에게 주어진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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