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과 맨드라미 꽃 청초 이용분
귀뚜라미 처량하게 우는
초가을이 찾아 왔습니다.
드높은 하늘과 함께 아파트 뜨락에도
가을은 왔습니다.
누구인가가 심어 놓은
맨드라미꽃
정말 못난 맨드라미꽃이
제철 따라
예쁘게도 피어 났습니다.
예전에는 못난 꽃이라 생각되어
잘 쳐다 보지도 않던
이 꽃이
이제 그리움이 되어
사랑스럽게 보입니다.
예전에 우리 집 마당에
몇마리의 닭을
놓아 먹이던
아득한 어린시절
지렁이 한 마리 잡아 놓고
꼬꼬꼬 하면서
암탉이나
병아리를 불러 모으려
우스꽝스런 너스레를 떨던
마치 수탉의 벼슬처럼 생긴 꽃
근엄한 교장선생 같았던
꼬리가 긴 장탉의
빨간 베레모 처럼 생긴 꽃
갑자기 지난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걸
어쩔 수가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