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향기 / 명위식 -
쪽빛 하늘 아래
가을 들길로 나아가 보라
샛바람에도 코에 스미는
풀꽃 알싸한 향기
살뜰히 가꾸어 온 과원에는
불볕더위 장마를 이겨낸
소담스런 과실들이
해맑은 이슬 머금고
저마다 달콤한 향기 풍기며
알알이 성숙을 재촉하나니
가만히 눈을 감아 보아라
그리운 이들의 향기가
갈 하늘 보다 짙게 가슴에 젖어온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어도
그만의 매력에 끌리는
함께 머물고 싶은 이가 있다
왠지, 가을에는
그대 그리움의 향기에 빠져들고 싶다
그대 사랑의 향기에 취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