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대 숲에서 / 복효근 -
이것은
모지러진 가슴마다
부서지는 이성의 방언들을
하늘로
하늘로 흩어날리는
오랜 그리움의 상형문자다
이렇게
뼈마디 무너지도록
흔들려야 하는 것은
한 오라기 실핏줄까지
흔들어야 하는 것은
뜨건 곳에 뿌리박은 그 까닭으로
두드려도
두드려도 닫혀진
사람의 마을엔
사랑만 꽃잎지고
모로 돌아선 목숨들의
모질은 풍경을 위하여
죽도록 살고 싶은 날들을
가슴께엔 칼잎을 감추고
하얗게 목이 쉰 발음기호
꽃잎으로 흩뿌리며
목이 기-인 그 까닭으로
또 누군가를 불러야 한다 조난신호처럼
이렇게 흔들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