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길 / 나태주

by 김 혁 posted Oct 2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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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산길 / 나태주 - 맑은 바람 속을 맑은 하늘을 이고 가을 산길을 가노라면 가을 하느님, 당신의 옷자락이 보입니다. 언제나 겸허하신 당신, 그렇습니다. 당신은 한 알의 익은 도토리알 속에도 계셨고 한 알의 상수리 열매 속에도 계셨습니다. 한 알의 개암 열매 속에도 숨어 계셨구요. 언제나 무소유일 뿐인 당신, 그렇습니다. 당신은 이제 겨우 세 살바기 어린아이의 눈빛을 하고 수풀 사이로 포르릉 포르릉 날으는 맷새를 따라가며 걸음마 연습을 하고 계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