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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 -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린 때 그리워
피 -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인환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 -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 - ㄹ 닐니리.

(인환-사람세상, 기산하-몇년의 산하)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리.

푸른 하늘 푸른 들 날아다니며
푸른 노래 푸른 울음 울어 예오리.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리.



내 고향 함흥은 수수밭 익는 마을
누나가 시집갈 때 가마 타고 그 길로 갔다 .

내 고향 함흥은 능금이 빨간 마을
누나가 수줍어할 때 수수밭은 익어갔다.



제일 먼저 누구의 이름으로
이 좁은 지역에도 한 포기의 꽃을 피웠더냐.

하늘이 부끄러워,
민들레 이른봄이 부끄러워
새로는 돋을 수 없는 밝안 모가지땅 속에서도
옴돋듯 치미는 모가지가 부끄러워.

버들가지 철철 늘어진 초록빛 계절 앞에서
겨울도록 울다 가는 청춘이요, 눈물이요.

그래도 살고 싶은 것은
살고 싶은 것은
한 번밖에 없는 자살을 아끼는 것이요.



어머니 나를 낳으실 때
배가 아파서 울으셨다.

어머니 나를 낳으신 뒤
아들 뒀다고 기뻐하셨다.

어머니 병들어 죽으실 때
날 두고 가신 길을 슬퍼하셨다.

어머니 흙으로 돌아가신 말이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 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 삼거리를 지나도
쑤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 막히는 더위 속으로 절름거리며
가는 길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가락이 또 한 개 없어졌다.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가락이 잘릴 때까지
가도 가도 천리, 먼 전라도 길.



*왼편부터*
보성 녹차원, 송광사 일주문, 낙안읍성
순천만 갈대숲, 영광굴비밥집 아줌마들,
순천만 갯벌유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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