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大地의 겨울 / 박광호" -
모든 것을 주고
사랑으로 만물을 품어 안는 대지는
일 년을 매듭짓는 엄동을 자초하여
설야에 몸을 얼리고
하늘 우러러 지난해에 감사하며
이 해의 소망을 빈다
검은 휘장 드리운 산자락 머얼리 병풍을 치고
동토의 부푼 아픔 겸허히 숨겨 안은 채
하늘과 땅 교감하는 성스러운 기도소리
태양에 닿는 기도의 외침이 오히려 너무 커서
인간으론 감지 못할 고요일는지
만물을 대속한 대지의 사랑이 있었기에
이 땅 위에 봄은 다시 오고
안으로 희망을 틔우는 꿈들이
추운겨울을 이기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