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인연 / 혜천 김기상 -
우연으로 만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운명이려니 여겨지고
끝내는 필연으로 치부할 만큼
각별한 만남이다
서로 물고 물린 톱니바퀴처럼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불가분의 만남이다
호감이 씨앗이 되어
끈끈한 정으로 성장하고
이젠 갈라질 수 없는
아니 갈라져서는 아니 되는
부부처럼 되어버린 그런 만남이다
잊으려 하면 할수록
더 생각이 나고
멀리 해야겠다고 다짐하면 할수록
더 가까이 느껴지고
아니 보려 눈을 감으면
더 선명하게 떠오르는
그런 만남이다
억겁으로 이어진 한 순(瞬)의 찰나에
가없이 넓은 우주 안에서
하고많은 사람 중에
하필이면 그 사람만이라니
기막히도록 아슬아슬한 만남이다
그래서
사랑의 인연은
서로를 이어주는 끈이요
서로를 엮는 고리이며
서로가 의지하는 밧줄이고
서로를 얽어매는 그물이자
서로의 문을 따는 열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