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뜨거운 후라이 팬 같은 요즘 날씨            청초   이용분

 

그간에 환경과학자들이 경고를 거듭하더니 결국 지구의 온난화가 급속히 진행된 모양이다.

예로부터 동해연안에서 잡혔던 한 냉대 어류인 그 많던 명태는 오간데 없고 열대지방에

사는 바다고기들이 동해안에서 잡힌다느니 하여도 남의 얘긴가 했다. 사과의 주산지가

점점 북상하여 강원도 산골에서 사과를 재배한다 하여도 그냥 어디서든지 상관 않고

사과만 생산되면 되지 생각 하였다.

 

자연(自然)이라는 게 다 그렇지, 그런 이야기는 그냥 하는 소리려니 그다지 두렵지 않았는

데 이제는 그 분노에 서서히 겁이 나기 시작한다. 정말 지구환경의 온난화가 지구의

기온을 덥게 하여 연일 이런 혹서에 열대야 현상이 일으키고 있는가. 마치 갑작스레 어디

선가 우리 모두의 발등에 찾아 와 떨어진 불구덩이 같다.

 

T.V. 화면에서 북극의 만년빙들이 녹아 무너지는 화면을 보면 진짜 그런 것 같다고 느껴

지긴 했었다. 그건 그래도 우리와는 멀리 떨어진 먼 나라 일이지 싶었다. 우리나라 기후도

아열대성 기후대로 바뀌었다고 말들을 한다. 실제 비닐하우스나 땡볕 아래서 농사일을

하던 노인들이 일사병으로 몇 사람이 죽었느니 하는 뉴스는 일상적인 화제 거리가 되었다.

 

밤이 되니 집안의 가구와 집기들이 낮 동안의 열기를 머금었다가 마치 달구어 놓은 곱돌

모양 하나하나가 뜨거운 기운을 품어대는 것 같다. 집안에서도 밖이나 다름없이 밤낮으로

덥다. 오늘만 하여도 병원에 다녀오면서 잠시 잠깐 햇볕에 섰었는데 마치 불에 달근 후라이팬

위에 올라 선 것처럼 잠깐 사이지만 견디지를 못하겠다.

 

전 같으면 의례히 집에 돌아가는 길에 킴스클럽이나 농협매장에 들려 필요한 생필품들을

사가지고 운동 삼아 유유히 걸어서 왔을 것이다. 갈 때 택시를 탔는데 올 때도 화급한 마음이

들어 또 다시 잡아타고 재빨리 집으로 오게 된다.

 

“요즘은 이렇게 날씨가 더우니 택시 승객이 많겠어요?” 택시기사에게 말을 건넸다.

“웬걸요. 날씨가 너무 더우니 사람들이 나와 다니지를 안아요. 게다가 불경기지요.”

사실 우리 집은 병원과 아주 가까운 거리다. 건강 할 때나 일기가 좋을 때면 걷기에

딱 알맞을 거리에 있다.

 

“이정도 거리면 걸어 다니지 택시는 왜 타십니까.”

어떻게 하라는 소린지. 어떤 택시기사는 가까운 거리를 가는 손님이라 돈이 적어 불만인지

이렇게 핀잔을 듣기도 하였다. 그러나 요즘은 사정이 다르다. 이렇게 뜨거운 햇볕에 잠시

라도 노출되면 데일 것처럼 너무나 괴롭고 위험하다는 생각이 제절로 든다. 평소에는 안

타던 택시라 할지라도 잽싸게 잡아타고 되도록이면 우리 모두 땡볕에 노출되지 말아야

되겠다. 마치 불구덩이를 지나는 격이니 말이다.

 

그 많은 자동차들이 품어내는 배기가스는 말할 나위도 없지만 실제 주차된 차들 옆을 지나

다 만져보니 차 자체가 뜨겁게 달궈 놓은 구들장처럼 뜨겁다. 넘으면 안 되는 인간의 한

계를 자연스레 깨닫게 된 것 같다. 결국 이런 열사의 날씨들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낸

쓰디 쓴 결과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가 심각하게 자성을 하여야 되는

단계에 이른 게 아닐까...

 

하늘에는 무심한 8월의 햇솜 같은 구름들이 유유히 흘러간다. 이런 와중에 한 밤중에 뒤쪽

개천 변 풀밭에서 울어대는 매미소리와 함께 들리는 저 소리는 귀뚜라미 소리가 아닌가...

이제 입추와 말복도 지났다.

자연이시여! 부디 불덩이처럼 격노했던 노여움을 푸시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되돌아가

곡식이 알차게 영그는 본래의 따끈한 햇볕에 시원한 가을이 서서히 찾아오게 하소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097 명절 후유증과 저 출산풍조 이용분 2024.09.24 15
7096 채송화 꽃 이용분 2024.09.22 32
7095 너무 완벽하면 친구가 없습니다 이용분 2024.09.21 18
7094 추석날과 정원 정리 이용분 2024.09.15 15
7093 아이들과 함께 송편을 빚던 추석 이용분 2024.09.15 8
7092 장날/ 노천명 이용분 2024.09.14 39
7091 티코 이야기(1) 이용분 2024.09.10 31
7090 시) 백일홍 꽃이 곱게 피는 9월... 이용분 2024.09.08 14
7089 모기풀을 태우면서... 이용분 2024.09.03 21
7088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게 무엇인지? 이용분 2024.08.30 33
7087 작은 빨래터에 숨겨진 미스테리 이상한 생명체... 이용분 2024.08.30 17
7086 모기와의 전쟁 이용분 2024.08.29 21
» 수필)뜨거운 후라이 팬 같은 요즘 날씨... 이용분 2024.08.13 17
7084 《해외감동사연》 "한국 필요없다던 파리 올림픽 초토화" 통역사 영국인 200여 개 참가국들 한국 차별하자 전 세계 충격 이용분 2024.08.03 20
7083 위로는 분명히 약 이용분 2024.07.10 19
7082 * 달큼 쌉싸름한 벚지의 맛 * 이용분 2024.06.30 25
7081 한국은행 개점 74주년 기념 글짓기 대회에서 최우수상 수상사진 첨부함... file 이용분 2024.06.24 26
7080 라데쯔키 행진곡 이용분 2024.05.30 23
7079 이용분 2024.05.30 26
7078 인천대학교 사랑나눔 자선음악회/ INU앙상블 연주(2024.05.21.) 1 이용분 2024.05.23 1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8 Next
/ 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