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후유증과 저 출산풍조 청초 이용분
추적추적 올해에는 유난히 가을비가 잦다. 이제 멀리 사라져 가는 천둥소리 모양 서서히 추석차림의 피곤함에서 벗어나고 있다. 요 근래에는 여러 가족이 모이면 웬만하면 밖에서 외식을 하기 일 수이지만 추석이나 정초 같은 명절에는 꼼짝없이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어야 한다.
그럴 때면 언제나 수고 하는 게 역시 주부들이다. 이때 동서끼리 주방에 나란히 서서 평소에는 나누지 못한 이런 저런 대화를 서로 나누며 음식을 장만하다 보면 모르는 사이 진한 정도 솟아나고 서로 속마음을 보이며 조금 있던 벽이 허물어지게도 된다.
그래도 역시 오순도순 편한 상황에서 지낸 것 보다는 성가스럽고 피곤하여 자연히 이런 자리를 마련하려는 생각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그래서 예전보다는 친척 모임이 확연히 줄어들어 버린 추세다. 우리세대와 그 이전만 해도 여성들이 모든 게 팔자소관으로 받아 들여서 힘은 들지만 모든 집안일을 거부함이 없이 잘 해 냈었지만 요즈음은 상황이 너무나 달라졌다.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일도 자신의 일생과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쪽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를 계산기로 두드려 보아서 아이를 키우는 데는 너무나 희생이 따른다는 결론이 나오니 이제는 세계에서 몇 번째 안가는 저 출산 국가로 탈바꿈을 했다. 심하면 결혼은 선택이지 필수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려 결혼 기피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여성도 남성에 뒤지지 않게 공부를 할 기회가 주어져 모두 년 봉이 남성 못지않은 케리어 우멘이 된데도 한 원인이 있다. 아이를 낳지 않는 분위기는 국가의 장래를 우려하는 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나라의 희망인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많은 돈을 들여 지어 놓았던 학교 교실이 남아돌아 쓸모없이 되어버린 상황에 까지 이르렀다.
잘난 아들은 국가의 아들. 돈 잘 버는 아들은 장모의 아들, 빚지고 못난 아들은 엄마의 아들.
아들 낳았다고 얼씨구 좋아하며 키워놓은 어머니들의 자조 섞인 말들이 돌아다닌다. 인간의 본연의 욕망인 종족보존의 본능도 학교 교과서에서나 있을 뿐 이미 잊혀진지 오래 됐다. 너무나 이기적이고 자기본위로 변한 세상이다. 되돌아보면 아이를 낳아서 키운다는 게 얼마나 많은 희생이 따르는지... 아이를 여럿 키운 우리 세대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여럿을 낳아 키우다 보면 잘난 자식도 있고 못난 자식도 있게 마련이다. 물론 눈물겨운 효자도 있고 그만 조금 못한 자식도 있는 게 세상 이치이다. 한날한시에 생긴 손가락도 길고 짧은 게 있다. 성공한 인생이란 원초적으로 아이를 낳아 키워서 나라의 훌륭한 역군으로 잘 키워 놓음으로서 격이 높은 인생의 완성도에 이르는 게 보다 차원 높고 보람찬 삶이 아닐까 !
2010년 6월 4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