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랑은 어디서나 마음 안에 파문(波紋)을 일으키네. 2 사랑하면 언제나 새 얼굴이 된다. 엄마의 목을 끌어안고 입맞춤하는 어린아이처럼 3 몹시 피로할 때, 밀어내려 밀어내려 안간힘 써도 이 무게를 매일 즐겁게 받아들이며 살아 갈 힘을 얻는다. 4 어느새 내 안에 들어와 살고 있는 그. 오래된 결합에서 오는 물과 같은 부드러움과 자연스러움. 나는 늘 그가 시키는 대로 말할 뿐인데도... 5 풀빛의 봄, 바다빛의 여름, 단풍빛의 가을, 눈(雪)빛의 겨울... 계절마다 조금씩 다른 빛을 내지만 변함없이 아름답다. 6 준다고 준다고 말로는 그러면서도 그러나 받은 사랑을 이웃과 나누어 쓸수록, 7 쓰레기통 옆에 핀 보랏빛 엉겅퀴의 강인한 모습과도 같이, 8 사랑이란 말에는 태풍이 들어 있고, 화산이 들어 있다. 9 사랑은 씀바귀 맛. 누구도 처음엔 그 맛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10 내가 그에게 보내는 사랑의 말은 수많은 나비들이 한데 어울려 춤을 추어도 11 사랑은 이사를 가지 않는 나의 집. 12 사랑할 때 바다는 우리 대신 말해 주네. 우리가 주고받은 숱한 이야기들처럼 13 그에게서만은 같은 말을 수백 번 들어도 지루하지 않다. 14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식물 세포처럼 15 꽃에게, 나무에게, 돌에게조차 누가 묻지도 않는데도 내가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사랑할수록 바보가 되는 즐거움. 16 어디서나 그를 기억하는 내 가슴 속에는, 매일 물을 마시며, 17 사랑이 나에게 바다가 되니 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면서 태어남을 거듭하는 나는 당신 안에 흐르고 또 흐르는 물이 되어 생각하네. 18 사랑은 파도 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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