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지니아의 우래옥 앞에서 송재형군 내외와
<세월이 흐르는소리> 3 워싱톤에서
지구상에서 공항 입출 절차가 가장 지루하고 짜증나는 나라가 미국이다.
뉴욕의 라가디아 공항에서 워싱턴의 달레스 공항까지 비행시간은 90분인데
짐 검사 사람검사 줄서기로 보낸 시간이 3시간이 넘는다
90분 동안에 지구궤도를 한 바퀴 돈 space shuttle을 보러 가는 길인데-.
스미스쏘니언 뮤지엄들은 모두 위싱턴 DC 안에 있지만
항공우주박물관은 버지니아의 광활한 대지에 터를 잡았다.
개척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세상의 비행물 들은 다 모였는데.
그 많은 전시물 중에 볼거리 으뜸은 단연 최근에 이곳에 들어선
우주왕복선 Discovery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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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가 개발한 세 번째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는
1984년 8월30일 첫 비행 후, 2011년 3월 9일 오전 11시57분,
5830회의 비행을 끝으로 은퇴 하기까지
27년간 2억388만km의 우주공간을 비행하면서 많은 기록을 남겼다.
새벽별처럼 반짝이던 저 하늘의 별을
바로 곁에서 바라보는 감동과 흥분을 감출수 없다.
이 뮤지엄에는 우리세대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또 하나의 전시물이 있다.
B29폭격기 “에노라 게이(Enola Gay)”.
1945년 8월 6일 아침 8시 15분 15초 히로시마에 원폭을 투하한 폭젹기이다.
인구 30만의 도시 히로시마에서는 처음 몇 초 만에 8만 명이 즉사 하고
후 폭풍까지 무려 14 만 명이 생명을 잃었다.
이중에는 약2만5천명의 우리동포도 포함되어있다.
세월의 흐름은 망각의 흐름인가.
그 많은 관람객 중 이 비행기 앞에는 아무도 디려다 보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그 앞에서 사진 찍고 있는 두 동양노인이 신기한 모양..
버지니아의 又來屋 에 약속시간에 맞추어 들어섰다.
메리랜드에서 한 시간 이상 차를 몰 고온 송재형군 부부는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75년 어느 날 미국으로 이민 가는 길이라고 동경사무소에 찾아온
그를 본 것이 우리의 마지막 만남 이었다.
그로부터 37년, 서울에서부터 손꼽아 기다린 반가운 만남이다.
세월 앞에 장사 없듯이 비록 흰머리 할아버지는 되었지만
그래도 미남소리 듣던 그 옛 풍모는 변치 않아 한눈에 알아 보았다.
6.25동란 때 월남한 그를 부산 보수동 산비탈 천막교실에서 처음 만났다.
그와 나는 부고를 졸업하고 서울법대 산업은행까지
25년여의 황금 같은 청춘 시절에 같은 인생길을 걸었다.
학벌과 경력으로 이미 남부럽지 않은 장래가 보장되었던 그였다.
부인은 서울에서 잘나가는 영어교사 였는데.
모든 것 다 털어 버리고 떠난 이 부부에게
참고 견디어야 할 힘 겨운 시련의 삶이 있었는지
이 신천지에서 그 세월을 지내면서 부부는 신앙을 얻었다..
지금은 모든 짐 내려놓고 전도사가 된 부인과 교회에 봉사하며
새로운 황혼의 인생을 열심히 살고 있다.
라스베가스에서 병원을 하고있는 그의 막내가
최근 LA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LA에 내려 갔다가 만난 그곳 친구들의 소식을 들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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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말고 오래 살자 우” 피안도 억양 물씬한 작별이다.
250년 전 이 땅으로 건너온 청교도들처럼
이 좋은 친구에게 아메리칸 드림이 꼭 성취 되기를 기도하면서-
세월이 다 가기 전에~
2012..6. 회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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