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참 아름다운 당신 / 이 채

by 김 혁 posted Oct 12,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가을에 참 아름다운 당신 / 이 채"- 봄부터 솔밭길 하나 내어 놓고 숲이 되어 버린 참 아름다운 당신의 고요는 여름새도 쉬어쉬어 머물다 가는 품 복잡한 내 심사도 갈래 갈래로 풀어내셨지요 그 솔밭길로 오라시며 꼭 그 길로 오라시며 가을에 기다리겠노라고 밤송이 같은 가슴 열어젖히고 어언 눈물로 익어 버린 참 아름다운 당신의 인내는 갈 곳 없는 바람도 쓸어 쓸어 안고 누구를 기다리는 찬란한 들녘이 되었나이까 당신이 못 견디게 추운 날 당신이 그토록 땀 흘리던 날 당신이 홀로 비를 맞던 날 햇살도 바람도 지붕도 되어 주지 못했나이다. 나는 이제 당신의 숲이 성숙하여 모두가,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가 가을에 참 아름다운 당신을 겸허히 바라봅니다 낙엽을 밟고 가는 걸음 앞에 눈물로 익은 당신의 열매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Articles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