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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 싶은 이름 / 오광수 가을 바람이 억새 위를 지나가며 숨어있던 그리움을 부르면 노란 은행잎에 이름을 적어가며 꼭 부르고 싶은 이름이 있습니다. 보고픔이 가을 산에 내려앉아 아름다운 그 사람 얼굴이 되고 꿈인 듯 다가오는 이 맑고 신선함은 정말 부르고 싶은 사람의 향기인데 어디쯤에 계신가요? 얼마나 크게 하면 들리는가요? 입에다 두 손모으고 부르면 후두둑 사랑 못다한 나뭇잎만 떨어집니다. 부르다가 그 이름이 허공이 되고 부르다가 내 가슴이 멍이 들어도 노란 은행잎에 적힌 이름을 보며 그렇게 부르고 싶은 이름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