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보내고 난 후에야 / 이정하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는지
당신을 보내고 난 후에야
나는 알 수있었습니다.
당신이 떠나고 난 자리에
바람 불고,비 내리고
눈이 내리고 있었지만
꽃은 피지 않았습니다.
낙엽지고
어둠이 내려 앉았지만
해는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가까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며칠 못 보아도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영영 간다길래
견뎌낼 줄 믿었습니다.
하지만,나를 떠나간 당신을
나는 끝내 떠나 갈 수가 없었음을
당신은 나를 버릴 수 있었지만
나는 끝내 그럴 수 없었다는 것을
내 안에 너무 깊숙이 박혀 있어
이제는 나조차도 꺼내기 힘든 당신
아아 하필이면 나는
당신을 보내고 나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는지
단 하루도 당신 없이
살아낼 수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