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by 조은순 posted Mar 1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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孟郊의 시에

梧桐相待老     오동나무는 서로 마주서서 늙고
鴛鴦會雙死     원앙새는 쌍을 지어서 죽나니...

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두 늙은이의 꼴이 될것 같습니다. 그러나, 세월은 왜 그렇게 빨리 가는지요? 눈이 녹은 지도 엇그제 같은데 벌써 꽃밭에는 파랗게 여러가지 화초가 솟아 나오고 있습니다. 울타리 밑에는 국화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 국화를 준 사람이 생각납니다.

때는 1983년, Lois란 40대 부인이었습니다. 유방암 수술을 받는 전후에 많은 눈물을 흘렸답니다. 회복 후에 이곳 꽃 묘목 기르는 회사(여기서는 nursery라고 합니다.)에 돌아가 근무하였는 데 하루는 여러가지 국화 꽃을 들고 찾아 왔습니다.

그 국화가 해마다 죽지 않고 살아 나옵니다. 이제 무더운 여름도 지나고 가을이 오면 노랑색 흰색 붉은색 국화가 만발 하겠지요.

采菊東籬下     동쪽 울타리 밑 국화를 따다가
悠然見南山     유연히 남산을 바라보니
山氣日夕佳     저녁 해에 산 기운이 아름답고
飛鳥相與還     새들이 떼 지어 돌아오네
此間有眞意     이 사이에 깊은 의미가 있으나
欲辯已忘言     설명하려 해도 그 말을 찾을 수 없네
                                                                         -陶淵明-

Lois는 잘 살고 있습니다.

조은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