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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7 04:05

옛 친구

조회 수 2273 추천 수 48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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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대학 동기 20여명이 Maryland에서 2-3일 같이 지냈습니다. 李漢洙동기는 38년만에, 金學哲동기는 32년만에 다시 보았습니다. 우리가 모두 늙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높은 산을 넘다 보니 唐나라 시인 杜甫(712-770)가 옛 친구를 찾아가 지은 시 생각이 났습니다.

人生不相見     살아가며 서로 만나지 못함이
動如參與商     샛별과 저녁별 사이 같으니(參과 商은 새벽과 저녁 별 이름)
今夕復何夕     오늘 저녁은 희귀한 저녁이 아닌가
共此燈燭光     자네와 둘이서 촉불을 밝혔으니
少壯能幾時     그 젊은 시절 언제이던가
빈髮各已蒼     두 사람 머리 하얗게 세었구나
訪舊半爲鬼     옛친구 물어보니 반은 죽은 사람
驚呼熱中腸     놀라 불러 보니 속만 타오르네
焉知二十載     어찌 알았으랴 이별 후 이십년에
重上君子堂     그대 집 다시 찾게 될 것을
昔別君未婚     우리 헤여질 때 미혼 이더니
兒女忽成行     지금은 자녀가 많기도 하구나
怡然敬父執     아버지 친구를 기쁘게 맞이하고
問我何方來     어디서 오셨는지 공손히 묻네
問答未及已     서로 몃 마디 할 사이도 없이
驅兒羅酒漿     자녀 시켜 술상을 차려 내왔네
夜雨剪春구     밤비 속에 봄 부추 뜯어 무치고
新炊間黃粱     밥도 기장을 섞어 새로 지었구나
主稱會面難     만나기가 이렇게 어려우니 하며
一擧累十觴     연거퍼 술 열잔을 내게 권하네
十觴亦不醉     허나, 열잔 술로 내가 어찌 취하랴
感子古意長     옛 친구 깊은 우정 만큼이나 말일세
明日隔山岳     날밝아 헤여지면 저 산이 우리 사이를 막고
世事兩茫茫     우리 세상 살이 또한 망망(아득) 하겠지

1300년 전 그 옛날이나 지금 21세기에나 우리 인간 관계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동기들이 몇번이나 다시 만나려는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