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연(鳶)/김 민철 6월이 오면 나는 아이가 되고 싶다. 푸른 하늘을 향해 먼저 간 님들의 넋을 달래며 연을 날리고 싶다 비록 낭창한 대나무는 없지만 딱딱한 대나무 무릎팍 올려놓아 쪼개고 깍아 다듬어 직접 내가 만든 꼬리연에 긴긴꼬리 너울너울 달아 6월의 하늘을 흔들고 싶다. 하얀 실끈에 침묻힌 종이편지 올려놓아 풀어내는 연실따라 쪼르르 올라가는 그곳으로 나만의 염원을 담고 싶다. 설날도 아니요 추석도 아닌 6월의 한낮에 하얀 창호지 연을 날리고 싶다. 진혼곡 울려퍼지는 녹향내음 물씬한 국립묘지 한켠에서 멋모르고 뛰노는 어린아이와 함께 웃고 떠들며 긴 꼬리연을 날리고 싶다. 위로받지 못하는 영혼들을 연등에 태우고 놀이공원의 청룡열차처럼 신나게 놀아주고 싶다 6월이 오면 나는 철없는 아이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