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by 조은순 posted Dec 1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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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에는 눈이 훨 훨 날리고 있으니 이 해도 다 가고 있다는 징조 입니다. 저기 길 건너 눈 바람 속에 홀로 서 있는 소나무를 바라보니 陶淵明의 시가 생각 납니다.

春水滿四澤          봄 물은 사방 연못에 가득 하고
夏雲多奇峰          여름 구름은 기이한 산 봉우리 같고
秋月揚明煇          가을 달은 밝고 빛 나며
冬嶺秀孤松          겨울 고개 외로운 소나무 뛰어나도다

독일 시인 하이네는 겨울 소나무 심정을 알아 낸 듯 합니다.

Ein Fichtenbaum steht einsam          소나무 한 그루가 외로이
Im Norden auf kahler Höh';              북쪽 나라 황량한 언덕 위에
Ihn schläfert; mit weisser Decke        하얀 이불에 덮인 채 잠 들어 있네,
Umhüllen ihn Eis und Schnee.          어름과 눈에 푹 쌓여서.

Er träumt von einer Palme,               소나무는 야자수 꿈 꾸고 있네,
Die, fern im Morgenland,                 저 머나먼 동쪽 나라에서
Einsam und schweigend trauert         홀로 말 없이 한탄하는 야자수,
Auf brennender Felsenwand.             불 같이 뜨거운 바위 위에서.

길고 긴 겨울 우리도 먼 남쪽 나라 꿈이나 꾸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