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논할마
베네딕트 수도원은 밀이 풍성히 익어 가는
너른 들판 언덕 위에 있었다. 1000년 동안
변함없이 베네딕트회 수도원으로 현존하고
있는 수도원은 초기 기독교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곳이어서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외형을 깨끗하게 복원한 수도원은 천년세월을
느끼기엔 너무 산뜻한 모습이었지만 일부 드러난
이끼 낀 석축과 수도원 후원의 아름드리 나무숲과
오솔길 그리고 숲에서 천년 역사의 운치를
느낄 수 있었다. 수도원 정문앞에 높이 서있는
십자가의 예수님상이 특이하고 이채롭다. 하늘을
향해 원망의 눈빛을 보내고 있는 살아있는
예수님상. 처음 보는 형상이다. 예수님의 저
눈빛과 표정. 자석에 붙은 듯 하늘을 올려다보는
예수님상 앞에서 꼼짝 않는다. 알 수 없는
공감이 내 내면에서 지하수처럼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