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汀의 여행이야기 제35편 루마니아 수도원 가는 길 풍경(동영상)

by 정건식 posted Mar 1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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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 폴란드 관광1번지 크라코프는 11-16C 말

 

    1503년에 세워진 아르보레 성당으로 가는 길에 장례행렬을 만났다. 신부님과 두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와 많은 사람들이 마차 뒤를 따르는 긴 행렬을 나는 마을의 종교행산 줄 알았다. 망인은 할머니. 마차가 멈춰서고 신부님은 의식을 행한다. 멀리 마을 끝쯤에 보이는 교회를 향해 마차가 다시 움직인다. 비가 올 것 같이 구름이 몰려오는데 찾아간 아르보레 성당은 온통 공동묘지에 둘러싸여 으스스했다. 아무도 없는 낡을 대로 낡은 성당을 둘러보고 떠났다. 넓디 넓은 평원에 천둥번개가 내려치더니 무섭게 비가 쏟아진다. 아침부터 날씨가 우중충하더니 드디어 비다.  비가 그치고 피로연이 막 시작된 듯 악사들이 연주하는 흥겨운 음악에 흰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마당 한가운데서 아버지와 춤을 춘다. 우리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마당으로 들어갔다. 뜻밖의 방문객에 하객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낯선 동양인이 신부에게 축하한다며 태극선 부채와 복주머니, 장식용 매듭과 메모지 붙이는 신랑신부 인형 등을 선물을 주니 박수와 환호가 터진다. 성당 신부님이 술과 안주를 가져다 주신다. 귀한 손님이라고 신부 아버지가 집사람과 춤을 추잔다. 신부가 양보한 신부의 아버지와 집사람이 마당을 빙빙 돌며 춤을 춘다.  잔치는 흥이 났고 20살의 신부와 22살의 신랑은 춤을 추며 한국을 안다며 환하게 웃는다. 저녁까지 같이 있자는 그들에게 인사를 하고 떠나려는데 열댓 명의 아이들이 뛰어와 들고 있던 꽃을 내게 준다. 나는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누어줬다. 활짝 갠 파란하늘이 맑고 깨끗하다.

동영상을 보시려면 동영상보기를 눌러주십시오.(2014. 6. 26.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