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來不似春

by 조은순 posted Mar 3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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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일본이 또 다시 독도가 일본 영토 “다께지마”(竹島)라고 주장하니 노무현 대통령이 “春來不似春”이라고 한탄 했습니다. 이 詩 구절은 李白이 그 옛날 前漢시절의 宮女인 王昭君의 애달픈 이야기를 쓴 시에서 나온 것입니다. 전한의 11대 황제인 元帝가 북방에 있는 흉노(匈奴)족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의 후궁 하나를 흉노의 아내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흉노로 시집 갈 여인을 고르려고 畵工에게 모든 후궁들의 화상을 그려 올리도록 명하였습니다. 궁중의 여러 궁녀들이 뇌물을 그 화공에게 바쳤으나 王昭君은 한 푼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초상화는 추한 여자로 그려 지었고 심사한 결과로 절세미인인 왕소군이 뽑히고 말았답니다. 나중에 그녀를 만나본 원제는 그녀의 뛰어난 용모에 놀랐으나 일단 결정된 일을 돌이킬 수는 없었습니다.

昭君拂玉鞍     왕소군이 구슬 안장의 먼지를 털고
馬上啼紅頰     말에 오르니  고운 뺨에 눈물이 흐르네
今日漢宮人     오늘은 한나라 궁전의 궁녀이지만
明朝胡地妾     내일 아침이면 오랑캐의 첩이 된다오

胡地無花草     오랑캐 땅에 화초라고는 없으니
春來不似春     봄이 왔다 해도 봄 같지 않고
自然衣帶緩     자연스럽게 허리 띠가 느슨한 것은
是非爲腰身     정녕 허리를 가늘게 하려 해서가 아니라오(몸이 여윈 탓이겠지요)

결국 사건의 전말이 황제에게 알려져 그 화공은 처형 됐으나  왕소군은 흉노의 땅에서 여생을 보냈답니다.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이 나라에도 봄이 다시 오고 있습니다. 또 한 번 여러가지 꽃이 만발 하겠지요. 그런데, 봄마다 무엇인지 서운한 것은 무슨 영문일까요? 그래서 Cruel spring이란 말이 있는지요? 그러니T. S. Eliot의 시 한 구절 적어 봅니다.

April is the cruel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Winter  kept us warm, covering
Earth in forgetful snow, feeding
A little life with dried tubers.

金永郞의 “찬란한 슬픔의 봄”을 기다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