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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년으로 졸업 45주년을 맞이한 우리 대학동기회에서는 기념행사의 하나로
文集 "아름다운 老年"을 발간하였는데, 나는 거기에 졸고 [미덕소고] 등 을 게
재한 바 있습니다.
   문집 책이 넉넉치 않아 아주 소수의 동기생(부고)에게만 나누어 준 일이 마음
에 걸려 오던 중, 그 한편을 여기에 옮겨 실어 제현의 양해를 구함과 동시에 우
리 부고동기회 HOME PAGE 에의 재등록 신고를 대신하려 합니다.
                                                               2006/12/17       南    齋(남 재).


                美  德  小  考
                                                   심  영  보
(1) 長壽의 美德

     우리는 누구나 長壽를 칭송하고 부러워한다.   그리고 부지부식
간에 長壽가 美德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나이를 점점 더 먹어 가면서 장차 몇 살까지 사는 게 바람직 할까를 생각하다 보면 과연 長壽가 美德인가 하는 의문에 이른다.
     가족 중의 한분이 노인전문(치매)병원에 근 5년간 입원해 있다가
끝내는 돌아가셨다.     문병 차 드나들면서 목격한 거기에 입원한 환자들의 모습은 참으로 딱하고 애처롭기 그지없다.   거의 대부분의 환자들이 60대와 70대 이던데 그 나이 또래의 많은 건강한 사람들이 활기 찬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과 견주면 그들에게는 “평균수명이 얼마”라는 말 따위는 아무 의미도 없다.
     처음 2년간은 그래도 문병 온 사람이 누군지는 겨우 알아보는 듯 했지만, 나중의 3년 동안은 누가 왔는지 갔는지도 모르는 그야말로 식물인간 그대로였다.   코에 꽂은 고무줄로 액체식량을 섭취하고 산소를 공급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과연 이런 생명의 연장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회의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고통의 연장인지, 평온의 연장인지도 구별할 수없는 [건강이 수반되지 않은 長壽], 아니[壽命의 延長]은 단연코 찬성할 수 없다.
     오래 산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존엄성 있게 생명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生存을 享受(향수)할 수 있을 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나와 아내는 문병하고 돌아오는 길에서 몇 차례나 서로 다짐했는지 모른다.   만일 우리 둘 중의 하나가 먼저 저와 같은 상황에 이르면 먼저 겪는 사람만이라도 존엄하게 죽을 수 있게 다른 한사람이 도와주자고.   長壽는 건강이 딸아 줄때만이 美德인 것이다.

(2) 致富의 美德

     방법이 정당하고 건전한 한 돈을 많이 벌고 많이 모으는 것은 美德이다.   그래서 누구든지 致富가 생활의 최대 목표가 되고 또 모두가 거기에 매달리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다 보니 세상만사가 모두 그 문제와 연관되고 그로 인해서 미덕과 악덕이 만천하에 교차한다.   아니 추한 모습이 월등하게 더 많이 세상에 드러난다.
     작게 벌었지만 검약과 저축과 이재로 재산을 모은 이도 있고, 의도했건 아니건 겨우 쓸 정도 밖에 못 벌어 재산축적은 엄두도 내지 못한 이도 있으며,  그와는 정반대로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벌어 그 관리에 애를 먹는 이도 있다.   어느 경우건, 致富가 美德인지 아닌지의 여부는 그 축적된 부(富)의 많고 적음에 있지 않고 그 부를 어떻게 잘 관리 했느냐에 달려있다.
     우리는 누구나 죽을 때는 빈손으로 간다는 것을 잘 알지만 돈은
어떻게든 많이 벌어 모아야 한다는 생각 역시 몸에 배어 있다.   더구나 가난 때문에 고통 받았던 사람일수록 치부에 더욱 혼신적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재산 때문에 [형제의 난]을 겪고 평생의 원수가 되는 집안을 우리는 적잖이 목격한다.    또 많은 재산을 물려받은 자식이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게 타락하거나 털어먹는 경우도  흔하다.   부모의 큰 재산을 탐해서 갖은 수단과 술수를 동원하여 빼앗아 가거나 심지어는 부모에게 햇꼬지 하는 자식의 예도 자주 본다.
     과도한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일이 美德이 아니라는 데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   그러면서도 정작 내가 실천하는 데에는 취약하다.   내 자식만은 부(富)가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리라.   넘치는 재산은  사회에 환원 될 때 그 진가도 발휘되고 또 진정한 美德으로도 평가되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봐왔다.

(3) 隱退의 美德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나이에 구애 받지 않고 늦도록 일을 한다는 것은 美德일 수 있다.   더구나 醫師처럼 인류의 고통을 덜어 주는  직업을 가진 이는 더욱 당당하고 명분 있을 뿐만 아니라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隱退는 누구든지 언젠가는 맞아야 할 과제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작 隱退를 고려해야 할 시기에 이르러서도 은퇴를 결행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는데 대개는 이런 경우들 인 것 같다.
  <ㄱ> 일중독형---일을 안 하면 먹지도 말아야 하며 [삶=일]이어       야 한다고 믿는 사람.
  <ㄴ> 휴식공포형---취미도 없고 오락도 모르며, 놀고 들어앉으        면 곧 [방콕(방에 콕 틀어박힌) 폐인(廢人)]이 될 것 같다고 겁       내는 사람.
  <ㄷ> 치부목적형---돈을 많이 벌고 많이 모을수록 마음 든든하고
    흐믓 하며 생활이 풍요로워 지고, 또 좋은 일에 쓰거나 보람 있       는 데에 기부할 수도 있으니 되도록 오랫동안 많이 벌어놔야 한      다고 생각하는 사람.
  <ㄹ> 생계불가피형---여러 가지 여건과 이유 때문에 계속 일하        고 돈 벌지 않으면 가족의 생계유지가 어려운 사람.
  <ㅁ> 복합형---이상의 여러 형태가 섞여있는 사람......  등 이다.
     어느 경우건 충분히 이해되기도 하고 때로는 동정심도 일지만 바람직한 현상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오늘날처럼 의사가 넘쳐나게 양산되어 생존경쟁의 마당에서는
진흙 밭 싸움이 벌어지고 있고, 새로운 지식과 첨단의 술기가 물밀듯이 밀려들어 대부분의 노령 의사는 뒤쳐진 전문인, 낡은 지식인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현실에다가, 나이 먹어 가면서 어쩔 수없이 무뎌진
눈*귀*손*발* 두뇌작용 까지 고려하면 隱退가 美德일 수밖에 없다.
     하물며 은퇴후에 <시험 볼 걱정 하지 않아도 되는 공부>에 심취하고 <평생을 별러 오던 취미생활>을 만끽하거나 <의무도 책임도 보수도 없는 봉사생활>에 참여함으로써 [보람과 자기만족과 건강]을 보상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는 美德이겠다.

(4) 治粧의 美德

     남자가 얼굴에 화장품을 바르거나 미용시술을 하는 등 외모를 가꾸는 일[즉 治粧 (치장)]을 美德이라고 생각 해 본 적이 없다.  
아니 그 반대라고 생각해 온 게 사실이다.   “있는 그대로, 하늘이 내려 준 외모 그대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게 너무나 당연하고 정당하며 따라서 그게 美德이라고 생각해 왔다.   다만 유일하게 예외가 있다면 다소 이른 나이 때부터 듬성듬성 나오기 시작한 흰 머리카락을 감추느라고 오래 전부터 머리 염색을 해 온 일이다.   그리고 그것조차도 매일같이 마주치는 환자들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로 여겨왔다.
     그러나 이제 敬老 연령대에 이르고 나니 지하전철 안에서 제법 연로해 보이는 이로부터 경노석을 선득 양보 받거나, 단체여행에서 만난 초면의 노인이 내 나이를 아주 높게 짐작했었다는 등의 경우를 가끔 겪는다.   나 스스로는 늘 나의 건강(신체)연령이 달력(실제)연령 보다 훨씬 젊고 팔팔하다고 믿고 있었는데 그건 착각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주위를 돌아보면 “하늘이 준 외모 지키기”는 시대의 변화를 외면한 케케묵은 신념에 불과하다.   머리염색 정도는 말할 것도 없고, 얼굴에 흩어진 검버섯 벗겨내기, 눈 밑 기름덩이 빼내기, 늘어진 눈 꺼플 당겨 올려주기, 이마*눈가*입가의 주름 없애기......등의  비교적 가벼운 미용시술은 이미 [well-looking = well-being의 일부]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 사회생활 하는데 있어서의 활력의 요소가 되고 있고 만사를 자신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는 [젊은 힘]의 샘이 되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70대 후반의 재벌 회장도, 60대 미만의 현직 대통령도, 그리고 국내외 각 분야의 지도급 인사와 저명인사들(사실은 알려지지 않은 더 많은 사람들)도 이런 治粧(치장/외모 가꾸기)을 하고나서부터 더욱 자신감 있게 업무를 수행하게 되고 보다 향상된 생활을 누리게 되고 또 활력 넘치는 정신건강까지를 지킬 수 있게 되었다면 治粧은 분명히 美德일 수밖에 없다.     끝.     (2006. 5.  .)  
      
  • ?
    김 혁 2006.12.17 16:49

    우리 홈에도 珍客을 맞이했습니다.

    會 泉의 "아프리카 여행이야기"에서 사진으로만 보든
    南 齋의 글을 이곳에서 만나게 되니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더욱이 장문의 글을 타자하는 일도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내용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南 齋께서는 醫術로서 病者를 治癒했을 뿐만이 아니고
    우리 동기회의 회장을 10년간이나 맡아서 수고한 공로로
    금년 총동창회의 총회 겸 송년회에서 표창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건강하시어 長壽의 美德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 ?
    정건식 2006.12.17 22:20
    南 齊!!!

    드디어 우리 동기 홈에서 만나게 되었네.
    자네의 글솜씨를 앞으로 자주 대하게 되기를 바라네.

    반가운 마음을 다시 전하네.

    秋 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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