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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富)의 한계

  아무도 부(富)의 축적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실로 무변대한 인간의 치부욕은 거의 본능적 욕구이니 말이다.
  그러나 잠시 따져보자. 어떤 사람이 설혹 어떤 정당한 방법으로 거재(巨財)를 모았다 하더라도 그가 이 富를 인류 사회복지에 환원시킬 수 있는 더 큰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한다면 그에게는 이 富가 과분한 것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 아닌가? 마땅히 富에는 그 개개인의 능력과 분수에 어울리는 한계가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나의 분수에 맞는 富의 한계는 얼마쯤일까? 1億원쯤이면 어떨까? 1億원-도대체 그게 얼마만한 돈인가?
  연간 소득액이 48億원인 韓國랭킹 1위의 실업가에게나, 은행 빚을 1천억 원이나 지고 있는 대기업에게는 미미한 돈에 불과하겠고, 3억 원짜리 호화주택이나 12억 원짜리 팬텀제트 전폭기(戰爆機) 한대 값에 비교한다면 그저 소액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나 그 1억 원으로는 마산수출자유지역(馬山輸出自由地域)에 진출해 있는 5만 달러(즉 2천5백만 원)짜리 소규모의 외국기업을 4개나 살 수도 있고, 국내공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많은 중소규모의 기업 중 하나를 매입할 수도 있다. 그 뿐인가. 쌀을 산다면 백미 5천가마를 살 수 있으니 장정 10명의 가족이더라도 1백 39년간의 식량이 될 수도 있다.
  현금으로 따진다면 1만 원 권으로 1만장이니 백장뭉치 백 개다. 아마 「테니스백」에다 넣으면 하나 꽉 찰 것이다.
  이렇게 현금을 그냥 보관한 채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몸이 성할 때나 괴로울 때나 거르지 않고 매일 1만원씩을 용돈삼아 꺼내다가 「義務的」(의무적)으로 소비한다고 치면 꼭 1萬 日, 그러니까 27년 5개월이 걸려야 다 쓸 수 있다.
  더군다나 은행의 정기예금에 넣어두고 그 이자만을 받아쓴다고 친다면, 원금 1억 원은 그냥 살아있는 채로도 매월 이자 120만 원가량씩을 받아 쓸 수가 있다. 여기에 재산 3분법의 요령까지를 곁 드린다면 인프레를 카버하고도 충분한 생활비를 종신토록 인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즉 무위도식까지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역시 1억 원이란 돈은 엄청나게 큰돈이다. 더구나 나 같은 범인에게는 육신이 성한 한 무위도식이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고 따라서 바라다 볼 필요도 없고 탐낼 필요도 없는 너무너무 벅찬 큰돈임에 틀림없다.
  모름지기 누구나 자기의 분수에 어울리는 적당한 富로써 만족할 수 있는 자제력과 크건 작건 그 富를 당대에서 뜻있게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지혜를 키워나가야 하지 않을까.

                                         (의사신문 [행림소필], 7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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