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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는 여행

  역사와 전통, 언어와 관습과 생활양식, 그리고 인물과 풍물 등 그 모든 것이 우리의 것과 판이한 먼 이국(異國)에 대하여 호기심과 때로는 동경심까지를 품게 된다는 것은 인간의 공통된 심리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軍에 있는 동안에 월남전(越南戰)에 참전하게 되었을 때도 한줌의 불안의식조차 느끼지 않은 채 마치 외국관광여행이라도 떠나는 것 같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전지(戰地)로 떠날 수 있었고, 또 실제로 거기에  있는 동안에도 - 마침 근무지가 해변의 휴양도시인 붕따우 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 그러한 마음과 기분을 계속해서 유지하면서 일할 수 있었다.
  또 거기서 근무하는 동안에 환자후송이나 업무연락 등의 일로 필리핀에 있는 클라크 美 공군기지나 越南내의 사이공 나트랑 퀴농 캄만 비엔호아 등 각지에 출장가게 되었을 때에 한번도 마다하지 않고 좋은 여행의 기회로 삼아 신이 나서 나섰던 것이나, 붕따우에서의 1년 근무가 끝나고 사이공사령부에서의 연장근무를 권유 받았을 때에 큰 저항 없이 받아 들였던 것 등이 모두 다 이런 여행취미가 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사이공 연장근무의 경우에는 휴가차 日本경유로 韓國엘 다녀갈 수 있는 기회와 泰國 방콕 관광여행의 보너스까지 보장되어 있었으니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나에게 실로 오랫만에 바깥나들이의 기회가 다시 왔다. 美國 덴버市의 콜로라도의과대학에서 주최하는 인구문제와 가족계획 등에 관한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美國-하면 대개의 한국인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해방 이후 30여년동안 그 나라 사람들과 직접간접으로 대해왔고 또 그들 나라나 국민 그리고 그 외에 거의 모든 것에 관하여 듣고 보아 알고 있어서, 떠나 온지  오래된 자기의 고향 물정보다도 더 소상히 알고 있는 그런 나라다.
  내 경우도 예외가 아니어서 생애의 4분의 3을 그들의 글과 말을 배우거나 그들의 글로 쓰여 진 학문(學問)을 익히며 지내왔고 또 그들에 관하여 듣고 이야기하고 함께 일하는 등의 관계를 가지고 살아왔기에 나 역시 그들에 관하여 생소하기는커녕 오히려 아주 잘 아는 이웃처럼 느껴온 터이다.
  특히 근자에 이르러서는 부쩍 많은 수의 우리국민이 그곳에 이민(移民)가서 살고 있어서 이웃과 친척 중에 한두집쯤 미국에 연고를 갖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이고 우리들 대학동기생들의 경우만 해도 반수 이상이 거기 건너가서 어엿하게 살고 있어서 늘 그들의 소식에 접하여왔고 또한 최근에는 국제역학적변화와 그에 따른 갖가지 한미현안 문제 등 우리의 관심을 끄는 사항들이 중첩하고 보니 나의 호기심과 여행의욕은 최고도로 자극되어 있기에 충분하였다.
  그 나라는 얼마나 크며, 얼마나 잘살고 있고 또 왜 대국(大國)의 지위에 있는가. 최고도 물질문명이란 어떤 것이며, 첨단의 의학발전을 구가하는 바탕은 무엇인가. 또 그곳으로 이민 간 내나라 내 동포들은 어떻게 살고 있으며,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그들이 인식하고 있는 조국은 어떤 것이며 또 그들의 2세의 그것은 어떠한가 ...등 실로 끝없는 궁금꺼리의 연속이다.
  百聞이 不如一見이라 하였다. 가서 보고 듣고 대화하는 가운데 몸소 느껴 보리라.

                              (후생일보 [미국견문기(프롤로그)], 77.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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