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가고 싶다

by 김 혁 posted Feb 13, 20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그대에게 가고 싶다 -







해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에게 가고싶다

그대 보고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처음인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 하나로
무장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이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까지는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줄
따뜻한 이불이라는 것도
나는 잊지 않으리.

사랑이란 또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상처입고 구멍난 삶을 데리고
그대에게 가고싶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할 신천지
사시사철 푸른 풀밭으로 불러다오

나도 한마리
튼튼하고 착한 양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