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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7년에 본 美國](4)

  대통령 알현



  나는 직원의 안내를 받아 백악관 건물의 1층 중앙에 있는 블루 룸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거기서 얼마간 서성대며 기다리는 동안에 들떠 있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둘레를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타원형으로 된 넓은 이 방에는 높은 천정으로부터 금색 찬란한 가지촛불형의 샹들리에가 늘어뜨려져 있었고 곳곳의 적당한 위치에는 의자와 간이탁자, 그리고 벽난로. 벽거울. 장식탁자. 장식조각물 등의 여러 가지 고급 가재집물들이 품위 있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바닥에 깔아 놓은 일광(日光)무늬의 타원형 융단이나, 높은 창문의 좌우에 잘 정돈되어 걸려 있는 공단 커튼들, 또는 금빛 의자의 쿳숀 부분들이 모두 청색색조(靑色色調)를 띠고 있어서 이 방의 이름 <블루 룸>에 어울리게 방 전체가 아늑한 맛을 풍기고 있었다.

  또 이 방 남측의 원형 돌출부를 구성한 높은 문과 창문들을 위시해서 의자의 금색 수(繡)무늬며 장식탁자의 조형 그리고 크림색 벽지의 상 하단에 붙인 연쇄도형이나 촛불을 들고 있는 천녀상(天女像)의 조각 작품 등이 모두 19세기 초의 프랑스 황제시대 <루이 16세와 나폴레옹 시대>의 유형을 본 따서 만든 것이어서 역시 우아하고 위엄이 있었다.

  나는 이 대접견실(大接見室)을 두리번거리며 황홀경에 취해있는 동안에 이윽고 이 나라의 대통령을 알현(謁見)하게 되었다.   그것도 단 한 사람의 현직 대통령이 아니라, 무려 여섯 명이나 되는 전직 대통령이다.

  즉 이 방에는 사방의 벽마다 몇 개씩의 유화가 걸려 있었는데 그 중에는 미국건국초기의 역대 대통령들의 초상화가 6점이나 끼어 있었던 것이다. 초대의 조지 워싱턴대통령의 원형 초상화를 비롯해서 2대의 존 애덤스, 3대의 토마스 제퍼슨, 5대의 제임스 몰로, 7대의 앤드류 잭슨 그리고 10대의 존 타일러 대통령의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여러 명의 대통령은 비록 그들의 초상화로서나마 동시에 한 자리에서, 그것도 그들이 늘 집무하던 백악관 접견실에서 만나 본다는 것은 나로서는 대단한 영광이요 행운이 아닐 수 없었다.

  세계의 유수한 정객들이나 저명인사들도 특별 초대나 약속 없이는 쉽게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백악관이요 만날 수 없는 이가 그 나라 대통령일진대 어찌 나의 이만한 알현엔들 감격하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알고 보면 나의 이 알현은 나만의 특별대접은 물론 아니었다. 백악관은 지정 요일의 지정 시간 중에는 항상 일반에게 공개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무료입장 할 수 있고 특히 시내관광 코스 중에도 의례히 끼어 있어서 아무라도 쉽게 그곳을 찾아가서 내부까지 샅샅이 구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미국대통령의 문장(紋章)이나 기(旗), 또는 역대 대통령의 초상화나 많은 명화들, 그리고 각종 호화 장식과 공예품, 가구와 집기 등등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는 백악관의 지층 복도나 북측 출입로, 이스트 룸, 그린 룸, 레드 룸, 스테이트 다이닝 룸, 현관 홀 등을 두루 관람하면서 미국의 위대한 힘의 원천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나라의 통수권자이며 제1인자인 대통령의 집무처를 일반에게 공개하는 그들의 그 평화스러운 분위기와 여유 만만한 자세에 나는 한편 놀라면서 또 한편 감개무량하였으니 그것은 내가 한낱 외국인이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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