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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3 10:13

문둥이詩人 韓何雲

조회 수 873 추천 수 10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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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何雲 / 보리 피리 外 ...




한하운(韓何雲)
(1919.3.20∼1975.3.2)

시인. 본명 태영(泰英). 함남 함주 출생.
중국 1943년 베이징[北京]대학 농학원을 졸업한 후
함남·경기 도청 등에 근무하다가
나병의 재발로 사직하고 고향에서 치료하다가
1948년에 월남,

49년 [신천지]에 <전라도> 등 12편의 시를 발표하고,
이어 제1시집 <한하운 시초(詩抄)>를 간행하여
나병시인으로서 화제를 낳았다.
53년에는 그의 대표시로 일컬어지는 <보리피리>를
[서울 신문]에 발표하고,
이어 제2시집 <보리피리55>를 간행하고,
56년 <한하운시전집>을 출간하였다.
57년 자서전 <나의 슬픈 반생기>,
60년 자작시 해설집 <황토(黃土) 길>을 냈다.

자신의 천형(天刑)의 병고를 구슬프게 읊은 그의 시는
애조 띤 가락으로 하여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보리 피리

보리 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 -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린 때 그리워
피 -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인환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 -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 - ㄹ 닐니리.
(인환-사람세상, 기산하-몇년의 산하)



전라도 가는 길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 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 삼거리를 지나도
쑤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 막히는 더위 속으로 절름거리며
가는 길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가락이 또 한 개 없어졌다.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가락이 잘릴 때까지
가도 가도 천리, 먼 전라도 길.



파랑새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리.
푸른 하늘 푸른 들 날아다니며
푸른 노래 푸른 울음 울어 예오리.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리.



어머니 

어머니 나를 낳으실 때 배가 아파서 울으셨다.
어머니 나를 낳으신 뒤 아들 뒀다고 기뻐하셨다.
어머니 병들어 죽으실 때
날 두고 가신 길을 슬퍼하셨다.
어머니 흙으로 돌아가신 말이 없는 어머니.



손가락 한 마디 

간밤에 얼어서 손가락이 한 마디
머리를 긁다가 땅 위에 떨어진다.
이 뼈 한 마디 살 한 점
옷깃을 찢어서 아깝게 싼다
하얀 붕대로 덧싸서 주머니에 넣어둔다.
날이 따스해지면
남산 어느 양지터를 가려서
깊이 깊이 땅 파고 묻어야겠다.



하운(何雲) 

나 하나 어쩔 줄 몰라 서두르네
산도 언덕도 나뭇가지도.
여기라 뜬 세상 죽음에 주인이 없어
허락이 없어 이처럼 어쩔 줄 몰라 서두르는가.
매양 벌려둔 저 바다인들 풍덩실 내 자무러지면
수많은 어족(魚族)들의 원망이 넘칠 것 같다.
썩은 육체 언저리에
네 헒과 균과 비(悲)와 애(哀)와 애(愛)를 엮어
뗏목처럼 창공으로 흘러 보고파진다.
아 구름 되고파 바람이 되고파
어이없는 창공에 섬이 되고파.





죄명은 문둥이……
이건 참 어처구니없는 벌이올시다.
아무 법문의 어느 조항에도 없는
내 죄를 변호할 길이 없다.
옛날부터 사람이 지은 죄는
사람으로 하여금 벌을 받게 했다.
그러나 나를
아무도 없는 이 하늘 밖에 내세워놓고
죄명은 문둥이……
이건 참, 어처구니없는 벌이올시다.





제일 먼저 누구의 이름으로
이 좁은 지역에도 한 포기의 꽃을 피웠더냐.
하늘이 부끄러워,
민들레 이른봄이 부끄러워
새로는 돋을 수 없는 밝안 모가지땅 속에서도
옴돋듯 치미는 모가지가 부끄러워.
버들가지 철철 늘어진 초록빛 계절 앞에서
겨울도록 울다 가는 청춘이요, 눈물이요.
그래도 살고 싶은 것은
살고 싶은 것은
한 번밖에 없는 자살을 아끼는 것이요.



향수(鄕愁) 

내 고향 함흥은 수수밭 익는 마을
누나가 시집갈 때 가마 타고 그 길로 갔다 .
내 고향 함흥은 능금이 빨간 마을
누나가 수줍어할 때 수수밭은 익어갔다.

음악 / 가고파 *JUL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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