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에 본 美國](6) 디즈니랜드 (상)

by 심영보 posted Jun 0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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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7년에 본 美國](6)


  디즈니랜드 (상)



  디즈니랜드는 로스안젤스시 남쪽 교외의 애너하임에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어린이 오락장이다.
  내가 만났던 몇 재미 친구들에게 나의 여정 중에서 꼭 들러 보라고 권하고 싶은 곳을 지적해 달라고 했을 때 그들이 한결 같이 추천한 곳 중의 하나도 바로 이 디즈니랜드였다.

  『거긴 어린이들의 놀이터가 아닌가?』
  『글쎄 한번 가 보게나. 미국에 그런 곳이 있다는 것을 자기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는 것도 수확이 될 터이니까.』
  『디즈니랜드는 근년에 건립된 디즈니월드 보다는 그 규모가 좀 작은 편이지만 반면에 이곳은 이미 20여 년 전에 미국 최초로 만들어진 것이고 그래서도 더욱 순수한 맛이 있어서 꼭 한번 가보라고 권하는 것이네.』

  나를 안내해 주기로 약속한 닥터 車는 이른 아침부터 그의 승용차를 호텔근처에다 대놓고 내 방의 전화벨을 찡찡 울려대고 있었다.

  『오늘이 일요일이어서 일찍부터 가지 않으면 인파 때문에 구경을 제대로 할 수 없네. 어차피 모두 볼 수는 없지만 한 가지라도 더 보려면 서둘러야 하네.』
  『조반은 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먹기로 하고 우선 차에 오르세.』
우리는 애너하임에 닿아 간단한 아침 식사를 들고 곧바로 디즈니랜드로 갔다.

  넓은 주차장 건너로 보이는 입구의 잔디 위에서는 오색의 꽃으로 수놓아 그려진 대형 미키 마우스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손님들을 부르고 있고

  주위에는 벌써 깜찍한 크기의 고전풍 미니 기차와 최신형 모노레일 열차가 각각 하나 가득씩의 승객을 태우고 혹은 낭만어린 향수를 뿌리며 혹은 경이의 쾌속을 자랑하며 분주히 돌아가고 있다.

  입구로 들어서니 거기서부터 중앙광장까지가 메인 스트리트인데 거기에는 고색창연한 구세기의 전차와 역마차, 소방차, 옴니버스(2층 전망차) 등이 입장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고

  그 언저리에서는 디즈니 만화에 나오는 토끼.  곰. 미키마우스. 거위. 오리 따위의 여러 가지 동물 분장을 한 의인동물(擬人動物)들이 갖가지 재롱을 피우거나 어린이들과 장난치거나 손님들의 사진 모델이 되어 주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새빨간 유니폼에 깃털달린 모자를 쓴 브라스밴드가 신나는 행진곡을 연주하며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또 「메인스트리트」의 좌우 길가에는 각양각색의 기념품 상점과 각종 스낵. 음료 등을 파는 매점들이 늘어서 있고 그 외에도 전시관 .사진 살롱. 소영화관 등과 그리고 아기차. 바퀴의자대여소. 은행. 소하물보관장. 유실물보관소. 미아보호소. 응급치료소 등의 각종 편의제공 시설들이 즐비하다.

  이제 겨우 초입에 들어섰는데 벌써 이 맑고 밝고 명랑하고 행복에 찬 평화촌의 분위기에 휩싸여 눈이 휘둥그레졌고 이 모든 정경들에서 재기발랄하고 정교 치밀한 인지(人智)의 소산들에 접하니 놀라움과 감탄으로 입술을 여밀 겨를이 없다.

  『우리 아이들이 이런 데를 와 보았다면 얼마나 껑충껑충 뛰었을까...<좋아 죽겠다>는 말이 절로 나오겠는데...』
하고 나는 속으로 뇌까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