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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7년에 본 美國](9)


  라스베가스 (하)




한편 호텔의 객실이나 기타의 부대시설들은 모두가 유람객들을 즐겁게 해주는데 최선을 다한 그런 것들이었다.

  방은 넓고 호화로워서 어느 소국의 공주가 며칠 묵어갔던 곳이나 아닌지 하고 엉뚱한 상상을 해볼 정도였고, 식당은 세계의 대표적인 스타일의 음식이면 어느 것이고 먹을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었으며,
  
  그 외에도 수브니어숍, 스낵바, 스트링 라운지, 나이트클럽, 그리고 테니스 코트나 스위밍 풀 등은 물론, 흥행을 위한 농구. 권투. 테니스 등의 경기장이나 무대 등이 곳곳에 있었다.

  특히 무대를 가진 호텔들의 쇼 프로그램은 그 호텔의 유명도에 비례해서 서로 경쟁적으로 훌륭한 무대를 꾸며서, MGM 그랜드나 씨저스 팰리스 등의 그것은 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날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도 이 쇼를 관람하려면 미리 예약해 두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형편이었다.

  내가 겨우 좌석을 얻을 수 있었던 트로피카나 호텔의 디너쇼만 하더라도 프랜취 스타일의 「폴리에 버제르」를 공연하고 있었는데 그 무대의 호화찬란한 장치와 의상 그리고 실크 햇으로 부터 고전 승용차에 이르기까지의 소도구 등은 말할 것도 없고

  거기 출연하는 모든 무용수들의 미끈한 미모와 유연한 동작 그리고 환희를 불러일으키는 춤, 춤... 등은 그 어느 것도 나의 짧은 필설로는 다 옮길 수 없는, 문자 그대로의 「현란의 극」이었다.

  또한 프론티어 호텔의 미드나이트쇼의 경우에서는 웨인 뉴턴이라는 젊은 가수가 등장하여 그의 핸섬한 용모와 건장한 체격에 어울리게 풍부한 성량과 간단없는 노래로써 관객들과 호흡을 같이하고 있었으니,

  그는 그의 레퍼터리 이외에도 틈틈이 손님들이 청하는 각 나라 각 지방의 민요들을 모조리 불러 주는가 하면 그를 반주해 주고 있던 18인조 밴드의 각가지 악기들을 차례로 빼앗아서 스스로 연주하면서 노래하는 등 청중을 완전히 매료시켰고

  또한 팬들의 열광과 환성 속에 앵콜에 응하기를 6~7차..., 오히려 듣는 이가 그의 정력과 성대를 염려할 지경이었다.

  잠시도 쉬지 않고 혼자서 노래 부르기를 무려 1시간 40분....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그의 미성과 정력과 그리고 관객과의 화합은, 그가 돈을 위하여 무대에 섰다기 보다는 그의 천부적인 재능을 자랑하고 나아가 그의 팬들을 최대로 즐겁게 하여주기 위하여 그곳에 선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이렇게 환희와 감격 속에 뉴턴의 프로가 피날레를 고했을 때 시계는 벌서 밤 2시를 훨씬 넘게 가리키고 있었지만 밤이 그토록 깊어졌음을 미처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아무튼 나의 짧은 이곳 여정 속에서의 이런 저런 경험들은, 라스베가스를 도박과 환락의 도시로만 생각하고 있던 기왕의 나의 선입관을 송두리째 엎어 버렸으니,
  
  이 도시는 분명 사막 한복판에 이루어진 기적의 미도(美都)요, 어린이 놀이터 디즈니랜드와 비견되는 어른들의 건장한 오락장이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리크리에이션 산업의 현장이었던 것이다.

  도대체 미국의 곳곳을 깡그리 다 돌아다 본 이라 하더라도 그가 만에 하나 라스베가스 관광을 빠뜨렸다면 그는 정작 <미국의 생리(生理)>의 상당히 중요한 부문 하나를 못 본 것이나 다름없다고 나는 강조하고 싶다.


  • ?
    이용분 2009.07.05 07:44
    가히 환상적인 곳이지요.

    가도가도 끝이 안 보이는 사막 한가운데
    어찌 그런 환상과 꿈의 도시를 지울수 있었던지...

    글을 읽을수록 점점 미궁속으로 빠지는 기분입니다.

    특히 인상에 남는 건
    도박장에 모인 수 많은 노인들...
    광장 가운데 밤에도 구름이 두둥실 떠 있던 푸른 하늘입니다.
    (그림이었겠죠?^^)

    그 노인들은 단 몇십달라 들고 와서 싼 점심을 사 먹으며
    하루 온 종일 슬롯트머신에 매달려서
    노후의 무료함을 달랜다고 하더군요.

    그 당시만 해도 우리 나라의 실정과 너무나 다른
    그곳 노인들의 노후에 대해 연민을 느꼈었는데
    오늘날은 그들 못지 않게 급속하게 변해버린
    우리나라 노인들의 현실이 더 따급하지요?

    재미 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심영보 2009.07.09 00:17
    Las Vegas 에는 그 뒤에도 몇번 더 갈 기회가 있었는데, 갈 때마다 볼 때마다
    색다르고 놀랍고 환상적인 풍경들을 만나게 되더군요.

    Venetian Hotel의 옥내 'Gondola Cruise'가 그렇고,
    Bellagio Hotel 정면의 거대한 '분수 쇼'가 그러하며,
    Forum Center의 '진짜 하늘 같은 天井의 뭉게 구름', 그리고
    Fremont 거리의 '天井 LCD 전자 쇼'....

    일일이 다 매거할 수도 없고
    무엇 하나 놀래키지 않는것이 없드군요.

    Casino 장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백발의 남녀 노인들이
    목걸이 끈에 묶은 '현금 카드'를 스롯트머신 기계에 꽂아 놓고
    철커덕 좌르르 철커덕 좌르르 소일하고 있는 풍경은
    예나 이제나 크게 변한게 없고요.

    청초님 추가 의견 감사합니다. 南 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