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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7년에 본 美國](11)


부자나라의 검약  




  우리의 주위에서 자주 보아온 깡통맥주나 깡통콜라 또는 내프킨이나 종이접시, 종이타월 등 한번 쓰고 버리게 되어있는 '디스포서블'(1회용) 물건들의 발상지가 미국이라는 것은 이미 짐작해서 알고 있던 일이다.

  그런데도 내가 이번의 방미 기회에 몇몇 병원들을 둘러보면서 다시 한 번 놀란 것은 병원에서 쓰는 여러 가지 재료나 도구 집기 기타 물품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면 어느 것이고 몽땅 '디스포서블'(1회용)로 대치되어 있었던 점이다.

  한번 쓰면 버리게 되어있는 주사기나 주사침 또는 봉합침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수술용장갑.모자.마스크.방포.가운.덧신에서 각종 검사물 채집용기, 도관류(導管類), MR키트 등등에 이르기까지 온통 '디스포서블'(1회용) 만능시대 같은 인상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물론 재사용을 위한 세척. 소독 등에 소요되는 인건비등의 경비가 오토메이션에 의한 기계적 양산 때의 그것보다 높다는 현실의 반증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저들의 높은 부(富)의 한 측면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렇게 「소비가 미덕」일 수 있는 환경여건 속에서도 나는 이러한 현상과는 정반대되는 사실 즉 풍요 속의 검약 사례들을 여러 차례 목격하였으니, 이는 나를 더 한층 놀라게 했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이 나라의 진정한 속 속들이를 어림하는데 있어서 혼란을 가져오게도 하였다.

  D시에서의 일인데, 다운타운 쇼핑 중에 어느 안경점엘 들렸다가 거기서 「가난한 이를 위하여 기증 합시다」라고 쓰인 팻말과 함께 작은 상자 속에 헌 안경테가 수북이 쌓여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가난한 이라니......?』
  의아한 생각이 들어서 안내하던 교포 P씨에게 물어 보았더니, 고아원이나 양노원은 물론이고 그 밖에도 제 돈으로 안경테 한개 살만한 여유가 없는 어려운 이들이 미국 안에도 많이 있다는 설명이었다.

  또 한 번은 닥터 S와 더불어 자동차를 타고 어느 마을 앞을 지나다가, 어떤 집 차고 앞에 자질구레한 집안 세간들을 늘어놓고 「세일」이라고 써 붙여 놓은 것을 본 적도 있다.

  도끼는 75센트, 접시는 통틀어 1개에 20센트씩, 물통은 15센트, 헌 옷가지는 매당 30센트, 탁상전등은 1달러 50센트, 오븐은 12달러, 가스레인지는 15달러, 아기침대는 3달러 25센트......등등.

  우리네 같으면 파산하고 도망친 빚쟁이 집 잡동사니를 끌어내 놓은 듯한  형상이었는데, 저네들은 그게 다 한집의 가계에서 적당한 간격으로 가구들을 정리하고 다시 새 물건을 들여오는 절차라고 하니, 알다가도 모를 일은 저런 고물들을 사가는 이도 있는지 있다면 그는 또 누구인지 하는 것이었다.

  그건 또 그렇다고 치자. 부자가 있으니 빈자도 있고 따라서 구호나 고물매입의 대상자도 있을 수는 있으리라.

  그렇다면 샌프란시스코 힐튼 호텔의 바스 룸에 게시해 놓은 시장명의의 호소문 『물을 아껴 쓰십시오. 이 물은 2백마일이나 떨어져 있는 요세미티에서 끌어온 것입니다.』 는 또 무엇인가.

  떼로 몰려드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방방이 몰려 들어가서 목욕하고 빨래하는 꼴들이 못마땅해서 써 붙여 놓은 것인가......,

  아니면 진정 시예산도 나라 재정도 궁상스러워서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인가......? 도시 알 수 없는 게 미국이란 나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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