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과일 드시와요.**** 밤새 잔디밭에 매달렸던 이슬이 발목에 뚝 감겨 떨어지고 까마귀가 끼룩 새벽을 연다 고아처럼 내 팽개친 비닐 봉지 세계를 누덕누덕 기운 넝마 두 다발의 신문을 안고 2층에 오르면 잠에서 깨어난 아내의 얼굴 머리맡의 스탠드를 켜고 베개를 높여 돋보기로 세상을 본다 활자는 두세 배로 확대되는데 세상일을 개미새끼처럼 까맣게 기어간다 둘이서 찾잔을 마주하면 이런저런 세상 이야기 밥상보다 푸짐하게 도마 위에 오르고 갈색 커피잔 하늘에 하루가 열린다. -홍승주 시인의 잔디밭의 이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