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에 본 美國](15) 아덜트 무비 (상)

by 심영보 posted Aug 2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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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7년에 본 美國](15)


아덜트 무비 (상)




   미국에서 <아덜트 무비>(성인용 영화)라 하면 우리네의 「미성년자 입장불가」 영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소위 <섹스영화>를 지칭하는 것임을 아는 이는 다 알 것이다.

  어느 도시엘 가나 발견할 수 있는 이 아덜트 무비 영화관은 그 규모나 구조,
또는 운영형태나 내용 등이 모두 비슷비슷하고 상영형식에 있어서도
어디에서나 마찬가지로 <25센트 무비>와 <데아터>의 2가지 종류로 되어 있다.

  그 중에서 먼저 <25센트 무비>를 소개하면,
이것은 그 이름과 같이 25센트짜리 동전<쿼터> 한 닢씩을 넣으면서
영화를 관람하는 「1인영화관」(?)으로서,

공중전화부스 2개를 합친 것만 한 크기의 작은 영사실 박스가
흥행장의 어둠침침한 홀이나 복도에 10~20개 가지런히 설치되어 있다.

  여러 개의 박스 중에서 「비어있음」 표지가 달린 곳의 문을 밀고 들어서면
작은 밀실이 그대로 한눈에 드러나는데,

맞은편 벽의 위쪽에는 영사기렌즈가 빤히 들여다보이는 작은 구멍이 하나 나 있고
그 아래쪽에는 관객의 걸상노릇을 할 선반이 가로 걸쳐져 있으며
왼쪽 벽에는 벽걸이 공중전화통 모양의 코인박스(동전 넣는 통)가 어깨높이에 걸려 있다.

  문을 닫고 선반에 걸터앉으면 마주보이는 출입문의 내면이 스크린으로 되면서 실내에는 은은한 조명만이 흘러 남고 모자라는 것이 없는 완전무결한 독실 영화관이 된다.

  이때 코인박스에 쿼터 한 개를 밀어 넣으면 <철커덕> 소리와 함께 조명이 꺼지고 영사기가 자동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스크린 위에서는 방금 가든 풀에서 빠져나온 한 쌍의 남녀가(물론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풀 누드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건장 요염한 육체를 자랑하며 서로 수작을 건네다가
드디어 얼싸안고 집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는 실내에서의 공식순서대로 전주곡이 시작되고 그 다음에는 일차의 가벼운 페팅......등 등......

  그리고 막 다음 차례로 옮겨가려는 찰나에 <탁->하면서 영화가 멈춰지고 암실 내에는
다시 은은한 조명만이 남는다.

  고장 난 것이 아니라 25센트 어치를 다 보았으니 다른 쿼터를 더 넣으라는 뜻이다.
따라서 새 코인을 집어넣어야 기계는 다시 돌아가고 스크린에는 아까의 장면이 이어진다.

  드디어 클라이맥스의 장면......
  (어쩌구 저쩌구의 신은 필자가 외설죄에 걸리지 않기 위하여 생략할 수밖에 없으니 유감이다)

  아무튼 이러한 장면이 끝나면 다시 새 단편영화가 연결되고 그리하여 또 다른 사랑의 이야기는 전개된다.

  이와 같이 상영되는 영화 한편의 길이는 약 15~20분,
그리고 쿼터 한 닢으로 보여주는 시간은 약 10분 내외-,
그러니까 코인은 계속 집어 넣어야하고 새로운 호기심은 자꾸 잇달아
일어날 수밖에 없게 되어있다.    말하자면 <동전 불가사리>라고나 할까......

  그러나 약간 다행스러운 점은
이런 단편영화의 하나하나가 모두 서로 다른 구성이면서도
또한 모두가 한결같이 같은 테마여서
이미 과거 어떤 경우로라도 이런 필름을 한두 번 본 일이 있는 이는 누구라도
곧 식상하고야 말 그런 내용들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