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비 내리던 날 / 김정선 -
하루건너 변하는 봄날은
어찌 그리 날 닮았는지
화사했던 미소 그 이후
소리없이 들어서는 우울증에
그리움의 비가 내린다
파아란 하늘 속으로
햇살 방긋 얼굴 내밀 며
생글 웃음짓던 꽃잎들 위로
회색 구름에 짓눌려진
하늘에선 봄 비가 내린다
목마른 그리움에
목젖을 축이는 아기잎새들
연두빛 저고리를 입고
가녀린 수선화 푸른 잎에
꽃잎 하나 열릴것도 같다
눈물 흥건히 적셔 놓고
가슴 한쪽 헤쳐놓고
나 몰라라 도망가곤 하는
봄 날의 변덕만큼
오늘도 그림움의 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