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날 /최홍윤

by 김 혁 posted Feb 1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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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날 /최홍윤 - 소꿉장난 시절에는 까치설날 설렘에 밤을 지새우며 어서 어른이 되고자 했다 벽찬 숨을 몰아 쉬며 하얀 눈 발자국 따라 손꼽아온 세월의 수레바퀴 세밑 입춘이 지나고 얼음장 밑 다정한 물소리 홀로 움에 익숙했던 눈동자가 안개 걷힌 동구 밖에 머물고 있다 설이 뭐기에 머나먼 길 살 냄새 맞으러 세세손손 영혼들이 모여들어 그믐밤을 하얀 게 밝히는가 설날이 무슨날이기에, 목로주점에 나그네 시름은 깊어지고 병원 중환자실에서도 이슬이 맺히는 늙어서도 그리운 날인가? 오늘 저물면 내일이 오고 내일은 언제나 새날인데 설날은 더욱 새로운 날이고 팔자라도 튀는 날인가 보다 설날! 가슴 뭉클한 언어가 삼백 예슨 날을 지칠 줄 모르고 비상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