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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3 09:30

사모곡 / 김춘수

조회 수 796 추천 수 9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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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모곡 / 김춘수






      주신 사랑이 적은 듯 싶어도 나 삽니다.

      주신 말씀이 적은 듯 싶어도 나 삽니다.

      오밤중에 전기불 꺼지듯 나 삽니다.

      하느님

      나는 꼭 하나만 가질래요.

      세상 것 모두 눈 감을래요.

      하느님

      나는 꼭 그 사람만 가질래요.

      산엔 돌치는 징소리 내가슴에 너 부르는 징소리.

      솔밭이 여긴데 솔향기에 젖는데

      솔밭도 나도 다 두고 넌 어디쯤서 길 잃었니.

      나도 바람이더면 아무대나 갈껄

      그대 가는 곳 어디라도 갈껄

      내가 물이라면 아무대나 스밀껄

      그대 몸 속 마알간 피에라도 스밀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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