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나를 버리고 그대 안에 들어가는 것
사랑은 나를 버리고
그대 안에 들어가 그대가 되는 것입니다
내 눈 그대 눈 속에서
염치없는 눈물의 노예가 되어도
보석처럼 아름다운 눈망울로
그대 여린 빛 걸러 주고 투과하여
튀는 햇살 속에서도 밝음으로
세상 볼 수 있는 빛으로 마주하겠습니다.
내 귀 그대 귀 안에
혼탁한 세상 소음 강물을 이룰지라도
잡다한 소음 울림으로 감지하여
공기 속에 흘려 놓고
그대 음성 화음으로 엮어내어
사랑으로 흐를 수 있도록
밝게 열어 두겠습니다.
내 입 그대 안에서
만신창이 된 하루가 언어의 벽을 허물며
힘겹게 내리누르더라도
그대 언어 정갈하게 다듬어 놓고
부드럽게 속삭일 수 있도록
따스한 입김으로 데워놓겠습니다
내 마음 그대 안에 하나 되어
탁류처럼 거칠게 흐르는 세월에 휘말려
분간할 수 없는 안개로 가슴이 내려앉아도
그대 숨결 부드럽게 안아
맑은 피로 흐를 수 있도록 심장을 열어 놓고
그대 사랑 안을 수 있는
열린 가슴으로 마주하겠습니다.
사랑은
그대 안에서 내가 그대 되고
그대 내가 되어 하나로 완성되는 것
끊임없이 샘솟는 사랑의 향기가
빛이 되고 화음 되어
열린 가슴에서 따스한 입김으로
막힘없이 교류할 수 있도록
그대 안에서 내가 아닌 그대로
그대와 마주하겠습니다.
행여, 이 봄날에 그립거들랑
굽이친 먼 세월 다 접어
바람의 어귀에 피어난 추억의 속도처럼
느리게 꽃잎으로 오세요.
바람 속에서, 바람 속에서
달콤한 냄새로 다가오는 그리움의 크기
추억의 신발과 함께 걸어
속도의 바깥쪽에서 바람 부는 쪽으로 오세요.
행여, 이 봄날에 그립거들랑
달빛에 젖은 봄꽃의 숨소릴랑 무릎에 묻고
마음의 강물에 배하나 띄워
늑골까지 적신 그리움 안고 오세요.
바람 속에서
비릿한 냄새로 다가오는 그리움의 틈새
붉디붉어 촉촉한, 황홀한 형벌 그 어디쯤
한 떨기 천년의 꽃으로 오세요.
달빛 너울대고 천지에 꽃 피고
봄 뜰, 가득히 한꺼번에 연정이 퍼져
바람 빛 강물 위, 부디 붉은 그리움으로 오세요.
행여, 이 봄날에 그립거든.
☆ - 좋은 글 중에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