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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8 08:08

산(山) / 김용택

조회 수 724 추천 수 10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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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山) / 김용택

강물을 따라 걸을 때
강물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흐르는거야
너도 나처럼 흘러봐

하얗게 피어있는 억새 곁을 지날 때
억새는 이렇게 말했네
너도 나처럼 이렇게 흔들려 봐
인생은 이렇게 흔들리는 거야

연보라색 구절초 곁을 지날 때
구절초꽃은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한번 피었다가 지는 꽃이야
너도 나처럼 이렇게 꽃 피어봐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지날 때
느티나무는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뿌리를 내리고
그 자리에서 사는 거야

너도 나무처럼 뿌리를 내려 봐
하늘에 떠 있는 구름 아래를 지날 때
구름은 나를 불러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별 게 아니야

이렇게 허공을 떠도는 거야
너도 정처없이 떠돌아 봐

내 평생
산 곁을 지나다녔네
산은 말이 없네

한마디 말이 없네




  • ?
    Clara 2012.03.08 09:44
    - 봄 날 - 김용택

    나 찾다가 흙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섬진강 봄물을 따라
    매화꽃 보러 간 줄 알거라

    김용택 시인의 다른 좋은시 "봄 날" 입니다.
  • ?
    김 혁 2012.03.09 08:16
    김용택 시인의 좋은 시를 소개 해 주시어
    고맙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좋은 시를 감상하며 삶의 의미를
    음미 해 봅니다.

    그리고 예쁜 여자하고 섬진강 매화꽃을
    보러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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