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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정사(情事) / 고은영" - 기억의 창이여 계절의 절정에 오른 다시 8월이다 밤이면 별들은 자분자분 온 밤을 밟고 반딧불 하 고운 날개 위 유성이 흐른다 한 줄기 바람불면 흐트러지는 하늘을 누운 구름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그리움에 흔들리는 짐짝 같은 우리 인생 새로운 수혈로 일어서는 아침엔 경계를 소실한 시간에서 줄창 울어대는 매암이여 빛 고와 서러운 가을이 오기 전에 사랑을 탈환할 지어다 무심한 세월에 사람이 일으키는 질기고 독한 사랑보다 너희 사랑은 얼마나 상큼하냐 원시적 울음으로 이해에 길들지 않은 얼마나 뜨겁고 화끈한 눈물의 노래이냐 있는 것을 없다 하지 않는 순리에 물 흐르듯 흘러가는 짧은 생애 얼마나 솔직한 푸른 정사(情事)이냐

- "삶은 흐른다 / 虗天 주응규" - 일상(日常)의 톱니바퀴에 맞물려 쉼 없이 돌아가는 삶에 알 듯 말 듯한 무언가가 속절없이 훑어 내리면 헤아릴 길 없는 의미들이 안개처럼 자욱이 피어나 앞을 분간할 수가 없습니다 삶은 만남과 이별의 연속입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맺은 인연(因緣)들을 떠나보내야 하고 맞아들이는 운명의 갈림길에는 무수한 사연으로 북적입니다 너나없이 영원을 꿈꾸지만 바램일 뿐 生의 시발역에서 死의 종착역을 향해 놓인 레일 위를 힘겹게 달리고 있습니다 세분되어 굴러가는 삶에는 연습도 정답도 없습니다 숨 돌릴 겨를없이 온몸 다해 달려온 지난 시절들은 침묵합니다 인생은 긴 듯싶지만 지나고 보면 찰나에 불과합니다 아쉬움에 공연히 푸념해보고 막무가내로 떼를 쓰며 발버둥을 쳐 보지만 아무런 반응 없이 삶은 덧없는 세월에 업혀 묵묵히 흐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