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58 추천 수 1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도종환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별빛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사랑은 고통입니다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던 것들을
우리 손으로 허물기를 몇번
육신을 지탱하는 일 때문에
마음과는 따로 가는 다른 많은 것들 때문에
어둠 속에서 울부짖으며 뉘우쳤던 허물들을

또다시 되풀이하는 연약한 인간이기를 몇번
바위 위에 흔들리는 대추나무 그림자 같은 우리의 심사와
불어오는 바람 같은 깨끗한 별빛 사이에서
가난한 몸들을 끌고 가기 위해
많은 날을 고통 속에서 아파하는 일입니다

사랑은 견딜 수 없는 강을 서로의 사이에 흐르게 하거나
가라지풀 가득한 돌자갈밭을 그 앞에 놓아두고
끊임없이 피흘리게 합니다

풀잎 하나가 스쳐도 살을 버히고
돌 하나를 밟아도 맨살이 갈라지는 거친 벌판을
우리 손으로 마르지 않게 적시며 적시며 가는 길입니다

그러나 사랑 때문에 깨끗이 괴로워해본 사람은 압니다
수없이 제 눈물로 제 살을 씻으며
맑은 아픔을 가져보았던 사람은 압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고통까지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런 것들을
피하지 않고 간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서로 살며 사랑하는 일도 그렇고
우리가 이 세상을 사랑하는 일도 그러합니다
사랑은 우리가 우리 몸으로 선택한 고통입니다

 

 

 

 

Soledad  / Amy Sky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37 암예방 식사원칙 file 박현숙 2013.09.20 692
3636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백창우 김 혁 2013.09.19 986
3635 ♬ 클래식을 좋아하는 그대에게 .. 김 혁 2013.09.17 860
3634 가을 / 고정희 김 혁 2013.09.15 737
3633 * 소포 /이성선 * 김 혁 2013.09.14 794
3632 너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 박정원 김 혁 2013.09.13 774
3631 아득하면 되리라 / 박재삼 김 혁 2013.09.13 906
3630 그리움에는 바퀴가 달려있다 / 김광렬 김 혁 2013.09.11 997
3629 밥 / 정진규 김 혁 2013.09.09 831
3628 나무, 즐거운 전화 / 정일근 김 혁 2013.09.08 788
3627 서로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 용혜원 김 혁 2013.09.06 816
3626 아픈 마음 풀어주기 김 혁 2013.09.06 851
3625 비움과 채움, 채움과 비움 김 혁 2013.09.05 1129
3624 Mendelssohn Violin Concerto E Minor 2 김화섭 2013.09.03 733
3623 사랑합니다 그래서 나는 행복 합니다 / 류경희 김 혁 2013.08.31 713
3622 다시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여도 / 김경훈 김 혁 2013.08.31 727
3621 여덟가지의 기도 / 원태연 시냇물 2013.08.27 727
3620 아름다운 눈으로 / 남낙현 김 혁 2013.08.27 774
3619 알면서도 속아주는 마음 김 혁 2013.08.27 822
»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도종환 김 혁 2013.08.25 758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 229 Next
/ 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