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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즐거운 전화 / 정일근
        
        나무들이 사랑을 속삭이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바람 부는 날 숲으로 가보셔요. 
        바람을 투명한 전홧줄 삼아 
        뚜와루 뚜와루 즐거운 나무들의 手話 혹은 樹話. 
        그리워 살금살금 한 걸음씩 가까이 다가서지 않아도, 
        안타까워 안타까워 살 비비며 불태우지 않아도 
        기쁨 넘쳐나는 나무들의 깨끗한 사랑법. 
        저 단정한 거리를 두고도 꽃 피우고 열매 맺는 
        나무들의 사랑을 아시는지요? 
        사랑이여, 나도 이제 그대 앞에 한 그루 잎 
        많은 나무로 마주 서고 싶습니다. 
        그대와 나 사이에 바람이 전홧줄을 놓아줄 때 
        잎새 하나 하나 사랑의 푸른 수화기를 들고 
        즐거운 전화를 걸고 싶습니다. 
        뚜와루 뚜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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