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으로부터 오는 것 / 박두규

by 김 혁 posted Sep 25,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적막으로부터 오는 것 / 박두규

사랑이 깊어지면 스스로의 적막으로부터 오는 것이 있다고 했다. 
깊은 어둠 속 적막의 파랑을 부유하는 가랑잎 같은 것. 
모든 걸 버리고. 혼자서. 흔들흔들. 눈부신 월인천강(月印千江)의 
물줄기를 따라 내려오시는 것. 
가파른 목숨 외줄을 타는 외다리도 잘라내고, 
한 가닥 새끼줄 움켜잡은 팔뚝마저 잘라내야 붙잡을 수 있는 것. 
저 적막 속 눈부신 가랑잎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