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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응(感應) / 혜천 김기상

 

위층에 사는 젊은 아낙이

시들시들 죽었다 싶어

내다버린 이름있는 화초를

 

아내가 냉큼 주어다가

거름흙을 보태고

먼지떨고 닦아주고

햇볕따라 자리 옮기며

제때에 물을 주면서

 

  "주인 잘 만나 고생깨나 했구나

   제발 되살아나 네 구실을 해야지

   아니 그러냐 !"

 

구시렁구시렁

안쓰러워 못견디며 지극정성 가꾸더니

생기를 되찾기 바쁘게 무럭무럭 자라나

마침내 꽃을 피웠다

 

아무리 말못하는 식물이어도

끼니 꼬박 챙겨 먹이고

자식처럼 보살펴 주는

아내의 마음을 모를 리 없고

애잔하여 위안삼아 추임새로 거푸 던진

말소리까지도 알아들은 게 분명하다. 

 

♪시크릿가든- Serenade to Spring /퓰륫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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